세계 일류 기업들도 중국의 뇌물 관행은 쉽게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는 자사 직원 2명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국 공안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들 직원의 국적이 중국인지 여부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맥킨지는 “상하이(上海) 지점에서 일하는 IT 담당 직원 두 명이 뇌물사건에 연루됐다”면서 “이런 관행을 용서치 않는 우리는 더욱 많은 도덕적 요구를 직원들에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킨지의 발표는 최근 중국 공안부가 지난해 기업들의 상업부패 상황을 공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뤄졌다. 공안부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1,000건의 상업부패 사건을 적발, 781명을 구속했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5월 맥킨지를 포함한 여러 회사 직원들이 130만위안(1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던 사건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또 푸젠(福建)성 소재 일본 기업의 직원이 뇌물을 받아 챙긴 사실도 언급했다.
이는 중국의 뇌물 관행이 일류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만연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외국기업 부패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사정의 칼을 들이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해 수사 당국에 적발된 기업의 부패 사례는 전년에 비해 54% 급증했고, 이중 맥킨지를 포함한 상당수 외국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는 미국의 루슨트 테크놀러지사가 뇌물을 받은 중국 법인 간부 4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얼마든지 인맥과 적당한 뇌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시절은 점차 옛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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