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벨로루시가 양국간 원유 통과세를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타협안에 합의했다고 벨로루시 대통령궁이 10일 밝혔다. 벨로루시는 가시적인 조치로 자국 내 송유관을 통과해 유럽 국가들에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취했던 통과세를 철회했다.
이로써 러시아가 8일 분쟁의 여파로 폴란드와 독일에 대한 러시아산 원유공급 중단조치를 취한 지 이틀 만에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전화로 회담을 갖고 러시아 원유 송유관 문제를 포함한 양국간의 교착상태를 풀기위한 타협안을 도출했다고 벨로루시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푸틴과 루카센코 대통령은 자국 총리들에게 협상을 갖고 앞으로 이틀동안 양국간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무적인 방안들을 내놓도록 지시했다.
세르게이 시도르스키 벨로루시 총리는 이날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의 양자 합의에 따라 통과세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성명을 통해 양국 대통령이 전화 회담을 가진 것을 확인했지만,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는 8일 자국 기업들과 중ㆍ서유럽 국가 기업들 간의 국제적 계약을 수행하는 데 위협이 가해진 상황이라면서 부득이 벨로루시를 거쳐 폴란드 및 독일로 향하는 ‘드루쉬바(우호)’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
양국의 분쟁은 지난해 말 러시아가 벨로루시로 수출하는 천연가스에 대해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리고 면세해오던 원유에 수출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분노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3일 러시아산 원유에 이 달부터 톤당 45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보복에 나섰다. 그러자 러시아 정부는 벨로루시가 통과세 부과를 즉각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보복 조치가 있을 것임을 경고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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