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너무 잘 알아서 조심스럽죠.”
경기 시작 전 누가 한국 남자탁구의 ‘에이스’이냐는 질문에 김택수 대표팀 코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맏형’ 오상은(30ㆍKT&G)과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25ㆍ삼성생명 )을 저울질했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 최고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오상은과 유승민의 우열이 갈렸다.
오상은이 유승민을 꺾고 한국 남자탁구 1인자임을 과시했다. 오상은은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제60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유승민을 4-2(11-7 4-11 11-8 11-2 5-11 15-13)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해에 이은 대회 2연패인 동시에 통산 4번째 우승. 오상은은 이번 우승으로 이 대회 통산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인 유남규, 김택수(이상 5회)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남자탁구의 두 대표 주자간 승부답게 흥미진진했다. 승부처는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4-8로 지고 있던 오상은이 내리 7점을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오상은은 이어진 4세트에서 여세를 몰아 유승민을 11-2로 대파하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상은은 경기 뒤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 힘든 승부였다. (유)승민이의 포핸드 공격을 봉쇄하고 선제 공격한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이 4번째 대회 우승인데 앞으로 체력 관리를 잘해서 김택수 선배처럼 오랫동안 선수생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자부 단식에서는 홍콩 출신 귀화 선수인 곽방방(KRA)이 김경아(대한항공)를 4-2(9-11 13-11 13-11 11-2 9-11 11-8)로 누르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혼합복식 결승전에서는 유승민-문형정 조(삼성생명)가 김주상-남혜진 조(대전시설관리공단, 단양군청)를 3-0(11-4 11-5 12-1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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