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필리핀에서 이색적인 ‘따오기 외교’를 펼칠 전망이다.
11일 요미우리(讀賣) 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릴 예정된 중일 정상회담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에게 수 마리의 야생 따오기를 일본측에 건네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 이후 인공사육 한 따오기 97마리 중 몇 마리를 2008년 가을께 자연 방사할 예정인데, 방사될 따오기들에게 먹이를 구하거나 둥지를 만드는 등 생존기술을 가르쳐줄 ‘선생님 따오기’가 필요하다. 원 총리도 아베 총리의 요청에 대해 흔쾌히 응할 전망이다.
중일 간의 따오기 외교는 장쩌민(江澤民) 주석 시절에 시작됐다. 1998년 일본을 방문한 장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일본측에 따오기 증정을 약속했고, 이듬에 ‘유유(友友)’와 ‘요요(洋洋)’이라고 이름 붙여진 한 쌍의 따오기가 일본에 도착했다. 중국은 2000년 두 마리 사이에서 새끼 ‘유유(優優)’가 태어나자 짝을 맞춰주기 위해 새로운 따오기 ‘비비(美美)’를 보내줬다. 니가타(新潟)현의 따오기센터는 두 쌍의 따오기를 정성껏 키워 지금까지 100마리 가깝게 인공사육하는데 성공했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따오기는 중일 정상회교가 호전됨에 따라 나온 부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