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담배 끊고 술 줄이겠다고 결심하셨지요. 지금 어떻습니까?”
새해 들어 결심한 금연, 절주 결심이 흔들릴 때다. 어떤 이들은 이미 작심삼일을 견디지 못하고 없애버린 재떨이를 다시 마련했거나“회사에서 그 일만 없었어도 계속 술 끊는 건데말야”하며 다시금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이 있다.“다시 한번 끊어볼까”하는 미련도 없는 건 아니다. 금연, 금주 결심이 흔들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와 알코올전문 다사랑병원 김석산 원장의 도움말로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끊었던 담배가 생각난다
금연 결심이 가장 흔들리는 시기는 담배를 끊은 지 3일이 될 때다. 이틀정도는 의지만으로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금단증상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 위기가 닥칠때마다 대처요령을 알아두는 게 좋다.
1. 금단증상 때문에?
니코틴 의존도가 심한 흡연자는 처음부터 니코틴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눈뜨자마자 또는 오전중 첫 담배를 피워물 정도라면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 껌을 사용해 약간의 니코틴을 보충해 줘야 금단증상을 이길 수 있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잠이 안 오는 등 금단증상에 대해 대처법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 전문의들은 초조함이나 짜증 같은 경우 산책이나 운동, 목욕 등으로 풀어버리도록 권한다. 목이 타거나 잇몸 혀 등이 아플 때를 대비해 얼음물과 주스, 껌, 사탕을 준비해 두는 게 좋다. 단 설탕이 안 들어간 것이어야 한다. 또한 야채를 많이 먹어서 배변이 잘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2. 체중이 늘어서?
담배를 끊으면 체중이 2~4.5㎏정도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체중증가로 인한 손해보다는 금연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체중증가가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먹는 양을 줄이고 칼로리 높은 음식을 차단하는 게 좋다. 또 병원에서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체중증가를 약간 줄일 수 있다.
3. 스트레스만 없어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담배를 피워무는 사람의 경우 스트레스를 피하는 게 금연 실패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당장 스트레스로 담배 생각이 날 때는 심호흡을 하거나 잠시 화장실로 자리를 피하거나 경구를 찾아읽는 등 상황을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자.
또한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느낌과 요구사항을 말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은 접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4. 습관 때문에 그만?
습관적으로 담배를 물게 되는 상황을 아예 없애는 것도 실패를 막는 지름길이다. 예를 들어 식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숟가락을 놓은 즉시 일어나 산책을 하도록 습관을 바꾼다. 술자리 역시 금연 실패의 단골메뉴다. 당분간 술자리 자체를 피하는 게 좋다.
5. 이미 피워버렸다?
한대쯤 피웠다고 좌절해선 안 된다. 미리 정해둔 금연친구와 상의하거나 의사를 찾아 다시 시작하도록 한다.
끊었던 술이 생각난다
술을 안 마시면 금단증상이 일어나고 사회생활이 어려운 알코올 의존증에 해당하면 의지만으로 술을 끊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 경우 전문병원에 입원해 약물을 복용하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습적 과음 정도라면 입원하지 않고 술을 끊어볼 수 있지만 역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갈망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을 처방받고, 음주를 하게 되는 원인을 함께 분석하는 등의 행동치료가 도움이 된다.
1. 회식이 문제다?
금주 결심이 무너지는 가장 흔한 예는 회식자리다. “한잔만 마시라”는 권유를 무시할 수 없어 입에 술을 대면 금주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면 아예 회식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면서 회식에 일절 불참하기는 어렵지만 금주를 시작한 처음부터 술자리에서 술을 참기는 어렵다. 또한 주변에 금주 결심을 널리 알려서 회식이라도 술을 안 마신다는 원칙을 고수하면 몇 차례 지난 후에는 주변에서도 아예 술을 권하지 않게 된다.
내가 꼭 가야하는 회식과 가면 좋지만 꼭 가지 않아도 되는 회식을 구분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업상 꼭 가야하는 경우라면 참석하되 술을 안 마신다고 공표하고, 내가 주빈이라면 술이 아닌 전혀 다른 방식의 회식을 주도할 수도 있다.
2. 역시 스트레스?
담배와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술을 다시 찾게 되는 일이 흔하다. 이 경우에도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대화로 풀거나, 일단 상황을 모면해 안정을 찾는 것이 다소 효과가 있다. 또 저녁시간에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도록 하면 스트레스도 해소하면서 술자리를 아예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마셔버렸다?
금주 역시 한 번 결심으로 성공하긴 어렵다. 하지만 일단 술을 마셨다 하더라도 두번째 금주에 도전하면 처음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혼자 의지만으로 금주가 어렵거나, 한번 실패했을 때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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