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성과금 삭감에 반발, 울산 공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앞에서 대규모 상경 시위를 강행키로 해 회사측은 물론 경찰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현대자동차는 9일 노조원들의 본사 사옥 진입 시도에 대비해 건물 주변에 2층 높이의 바리케이트용 컨테이너를 쌓는 등 긴장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는 서초경찰서에 시설물 보호를 위한 경찰병력을 요청했으며 회사 경비 요원 100여명을 본사 주변 곳곳에 배치하는 등 노조 상경 투쟁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의원 등 1,500여명은 반드시 참석토록 하는 한편 사업부별로 조합원 10%의 참가를 목표로 희망자 신청을 받고 있다”며 “3,000~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경 투쟁단’ 중 상무집행위원 5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는 월차 휴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그러나 노조의 월차 휴가를 불허하면서 상경 집회를 ‘불법파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노조원 수백~수천명의 집단 월차 휴가를 내면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큰데다 ‘상경 투쟁’이란 특정한 목적(회사업무를 방해할)을 갖고 있는 만큼 사규를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경 집회는 명백히 불법파업 이므로 반드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10일 오후 1시부터 일몰 전까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서초경찰서에 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측도 이에 대응해 본사 건물 바로 앞에 집회를 신고해 놓은 상태라 노조는 도로 건너편에서 집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시무식 때부터 소란을 피운 만큼, 폭력시위로의 변질을 경계하고 있다”며 “낮 2시께 본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간단히 연 뒤, 항의서한을 사측에 전달하는 것으로 상경 집회를 끝내고 해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조 행태를 보면 행동은 말과 달랐다”며 “노조의 말을 믿을 수 없어 컨테이너로 벽을 쌓는 등 강수를 두게 됐다”고 밝혔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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