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씨의 2001년 골드금고 인수 시도 당시 금고담당 국장이던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에게 편의 제공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근영 전 금감원장은 7일 “지시가 아니라 서로 한번 만나 이야기 해 보라고 한 단순 소개였다”고 말했다.
이 전 원장은 “당시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 부실 금고를 영업 정지시키고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상황이 심각했다”며 “부실 금고를 인수하겠다고 제 발로 찾아온 사람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담당자 소개는 오히려 금감원장 직무 중의 하나로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씨를 근면한 재력가로 알고 있어 상담을 한번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뿐, 이후 인수 과정에 관여하지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이 전 원장과의 오랜 친분을 과시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 이 전 원장은 “김씨는 대학 동기의 조카로 1988년께 처음 만났지만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연락을 주고받는 정도의 관계였다”며 “김씨가 주축이 됐다는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도 이번에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일축했다.
이 전 원장은 김씨가 골드금고 인수금 110억원 중 10억원만 내고 100억원은 금고 내부 예치금에서 조달하려 한 것은 금감원 인맥이 배경이 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 “대주주라도 출자금액 내에서 대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씨에게 대출을 알선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신상식 전 금감원 광주지원장에 대해서는 “인사(人事)장을 줄 때나 만났을까 개인적으로는 만날 일이 없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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