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 토요타가 정반대의 2007년을 맞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일본 515만대, 해외 427만대를 합쳐 전 세계에서 94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GM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올라선다는 장밋빛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904만대를 생산, 920만대의 GM에 이어 세계 자동차 생산 대수 2위를 차지했다.
토요타는 또 올해 미국 시장에서 1920년대부터 80여년간 시장점유율 2위를 지켜온 포드마저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토요타는 이미 지난해 6월과 11월 월별 판매량에서 포드를 앞지른 바 있다.
이처럼 회사가 승승장구하며 매년 1조엔이 넘는 이익이 나고 있는데도 토요타 노조는 2002년부터 4년 연속 임금을 자진 동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먼저 회사가 세계 자동차 전쟁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임금부터 동결돼야 한다는 게 토요타 노사의 공감대다. 토요타 노사는 무파업 기록도 56년째다.
반면 현대차는 노조에게 발목을 잡혀 신년 시무식부터 파행을 겪는 등 암울한 첫 발을 떼고 있다. 사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당초 목표(100조원)를 크게 밑도는 93조원의 매출액을 기록, ‘비상 경영’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도 지난해엔 목표치(30만대)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3%나 급감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지난해 33만1,925대를 판매, 2005년에 5.2%나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연말 성과급이 100%가 아닌 150%가 지급돼야 한다며 3일 울산공장에서 사장까지 폭행, 시무식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노조는 한걸음 더 나아가 회사가 성과급 50%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10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현대차 노조가 회사에 끼친 피해는 막대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1987~2006년 모두 335일(휴일 제외)간 파업을 벌였고, 이 기간 생산하지 못한 자동차 대수는 104만7,677대,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조5,40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매년 16.75일을 파업했고, 5만2,835.85대의 차를 만들지 못해 5,27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이다.
파업의 이유는 임금협상, 추가 성과급 요구, 다른 업체와의 연대투쟁, 노동법 개정 반대, 비정규직법 관련 등 매우 다양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의 외환을 겪고 있는 현대차가 노사 갈등이란 내우까지 계속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이 급속하게 약화하며, 결국 ‘글로벌 톱 5’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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