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예정된 새로운 대 이라크 전략 발표에 앞서 군 수뇌부와 정보담당 고위 관리를 대폭 개편하는 등 정지작업에 나섰다.
미 고위 관리들은 4일 “이라크 주둔 병력 증원에 반대해 온 중부군 사령관 존 애비제이드 대장과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 조지 케이시 대장을 교체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부군 사령관 후임으로는 윌리엄 팰런 태평양사령관(해군대장)이,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 후임에는 데이비드 페트로스 중장이 유력하다고 이들은 전했다. 태평양과 인도양 해역을 책임져 온 팰런 해군대장이 중동의 아프가니스탄까지 맡게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부시 대통령은 현 상황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3개월 뒤인 2003년 7월 중부군 사령관에 취임한 애비제이드 대장은 지난해 11월 중순 의회 청문회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 증원이 이라크 문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밝혀 백악관을 당혹케 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존 네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DNI)을 국무부 부장관으로 내정한 뒤 후임에 마이크 매코넬 예비역 해군 중장을 임명키로 했다. 매코넬 중장은 25년 동안 정보 분야에서 일해 온 정보통으로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사임한 존 볼튼 전 유엔대사 후임에 잘메이 칼릴자드 현 이라크 대사가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이슬람 신자인 칼릴자드 대사는 2005년 6월부터 이라크 대사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다음 주 새 이라크 전략을 발표할 때 이라크에 증파할 미군 규모를 최대 4만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CBS 방송은 미군 소식통을 인용, 9,000명을 이라크에 직접 추가 파병하고, 1만1,000명은 쿠웨이트와 미군 본토에서 파병 예비병력으로 대기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본산인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지난해 말 부시 대통령에게 ▦바그다드의 안전을 확보하고 ▦누리 알 말리키 총리에게 시아ㆍ수니파간 협상을 시도할 기회를 주며 ▦이라크 군 훈련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고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애초 “뚜렷한 목표없는 추가 파병은 이라크군의 대미 의존도를 심화시킨다”며 반대했던 이라크 주둔 미군사령관들도 찬성으로 돌아섰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13만2,000명과 영국, 한국 등 25개국에서 파병된 1만7,000명이 주둔 중이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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