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변호사 시절 2,000여만원의 세금신고를 누락한 것과 관련해 5일 “모든 수임내역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대법관에서 물러난 2000년 9월부터 대법원장에 취임하기 전인 2005년 8월까지 5년간 472건의 사건을 수임, 총 60억원의 수임료를 받아 세금ㆍ비용을 제외하고 2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무한대 검증을 받겠다고 했는데 수임내역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소송 당사자들이 동의해 주면 수임 액수까지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의혹은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법원장은 4일에도 “원한다면 내 통장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에 취임하면서 5년치 수임계약서를 모두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 관계자는 “변호사 사무실을 닫게 되자 과거 정리 차원에서 계약서를 파기했다. 세무서에 신고한 자료는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임료 내역과 성공보수금을 공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 법상 수임계약서를 작성할 의무가 없을 뿐더러 계약서를 파기해선 안 된다는 의무 조항 역시 없다”며 “계약서는 사건 의뢰인도 보관하고 있는 만큼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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