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재정차관 "부동산 거품 꺼질 곳 많지 않다"

박병원(사진)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5일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해“국내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광범위하게 끼여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거품이 꺼질 지역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정부 고위 계자들이 줄줄이 나서 가격급등으로 거품이 잔뜩 낀 부동산값이 대폭락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파트 구입시기까지늦추라고 권유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와서 말을 너무 쉽게 뒤집고 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박 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전국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정도로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은 수도권의 일부 제한된 지역의 특정한 아파트 등에 국한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거품이 꺼진다 해도) 강남에 사는 사람들역시 대부분은 예전부터 살아왔기 때문에 사는 도중에 집값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정도”라며“다만 집값이 올라갔을 때더 오를 것으로 보고 은행 빚을 얻어 집을 뒤늦게 사신 분들은 부담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다만 그동안 가격이 급등했던 것이 다시 내려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재경부 홈페이지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성토의 글이 줄을 이었다. 네티즌은“거품이 별로 없다면서 정부는 왜 그렇게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냐”“지난해 전국의 집값이 춤을 췄는데도 광범위하지 않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박 차관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부동산가격 앙등문제를 정부가 심각하게 보지 않고 있다는 뜻은 전혀 아니며, 붕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급증한 지역은 제한적이고 부동산 거품붕괴가 경제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부동산 급락도 급등만큼 경제에 큰 상처를 입힐 수있다”며“부동산발 가계·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국민의불안심리를 다독이기 위해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박 차관의 이날 주장은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지난해 발언을 감안하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권 부총리는 청와대가 서울 강남 등 아파트가격이 급등한 지역을‘버블 세븐’이라며 버블 논쟁을 촉발했던 지난해 11월,“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은 상황에서 특정지역의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부동산 버블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며 청와대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