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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출규제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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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출규제의 그늘

입력
2007.01.0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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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사업을 하는 고향친구 K가 오랜 만에 전화를 걸어왔다. 짧은 덕담 뒤에 조심스럽게 이어진 말. "어디 돈 좀 구할 데 없겠냐?" 얘기를 들어보니 대부업체까지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말렸다.

금리도 금리지만 신용조회 만으로도 개인 신용도가 제도금융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다. "예전에 아파트만 날려먹지 않았어도…." K가 말 끝을 흐렸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꼭 그런 것도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돈줄'이 부동산값 급등의 원흉(?)으로 지목된 상황이니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으리라. 이르면 다음달부터 전 금융기관이 소득 조건을 따져 주택담보대출을 해줄 예정이다. 버는 돈이 없으면 돈을 빌리지도 못하게 된다.

제2금융권까지 비슷한 대출규제가 가해지지만 대부업체 등 사금융 쪽은 빠졌다. 대부업체는 금융감독당국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관할인 탓이다. 뒤늦게 행정자치부의 도움을 얻어 대부업체 대출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간 사금융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때문이다.

제도금융에서 외면당한 주택담보대출 수요자가 사금융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외국계의 활발한 진입으로 이미지도 많이 좋아진 상황이다. K 같은 자영업자, 살고 있는 집 한 채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녀를 결혼시키려는 은퇴자 등 주위를 둘러보면 소득만을 따져 엄격하게 대출을 제한할 경우 낙담할 서민들은 부지기수다.

돈줄을 바싹 죈 덕인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다고 부동산 투기세력이 아닌데도 돈줄 죄기의 유탄을 맞아 고금리의 덫으로 내몰리는 선의의 피해자가 늘어서는 안 된다.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시급하다.

진성훈 경제부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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