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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레저 - 산천어·빙어축제, 화천·인제 "하얀 즐거움! 얼음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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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레저 - 산천어·빙어축제, 화천·인제 "하얀 즐거움! 얼음축제"

입력
2007.01.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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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꽁꽁 얼었다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이 오히려 반가운 축제가 있다. 대한민국이 가장 추워하는 1월을 맞아 강추위의 낭만(?)을 만끽해보자. 큰 주제는 ‘얼음판’이고 작은 테마는 ‘물고기’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추운 곳, 그래서 탱크가 올라서도 얼음판이 꺼지지 않는 곳, 강원 화천군과 인제군이 그 장소이다. 군대 이야기, 특히 겨울 이야기가 나오면 이 지역에서 근무한 남자들이 단연 ‘왕’이다. 그만큼 기억될만한 겨울을 보냈다는 얘기다. 옛 추억도 더듬을 겸 북쪽으로 향해보자. 겨우내 아파트에 갇혀있는 아이들의 코에 매운 바람도 한 번 넣어주고.

# 화천 산천어축제 / 6~28일

화천군은 춘천시 못지않은 호반 마을이다. 화천호(춘천댐으로 생긴 춘천호를 화천 주민들은 화천호라 부른다), 파로호, 평화의 댐 등 품고 있는 물의 양은 결코 춘천에 뒤지지 않는다. 이름 자체가 ‘화려한 물줄기(華川)’인 것처럼 물이 연출해내는 산천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곳이다. 그러나 분단과 전쟁 이후 화천의 이미지는 정반대로 흘렀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 곳을 여행지로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군용트럭과 탱크가 먼지를 날리며 달리고, 쿵 쿵 포성이 들리는 삭막한 전방으로만 생각됐다.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남과 북의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화천은 제 느낌을 되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화천군은 두 개의 걸출한 축제를 열어 여행객 유혹에 성공하고 있다. 여름의 쪽배축제와 겨울의 산천어축제이다. 이번에는 산천어축제의 차례다.

6일부터 28일까지 화천호의 상류 화천천 일원에서 열리는 이 축제의 정식명칭은 ‘2007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100만 명 정도가 찾는다. 축제의 기간이 조금 길긴 하지만 어마어마한 인원이다. 축제의 테마가 예쁘다.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은 추억’이다.

산천어는 연어과의 물고기로 송어의 변종이다.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온 송어가 하류의 물이 말라버리는 등의 재난(?)을 맞아 돌아가지 못하고 민물에 적응한 육봉형(陸封型)이다. 맑은 1급수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물고기로 개체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산천어가 있는 물길 주변의 주민들은 이를 보호하려고 애를 쓴다. 그런 산천어를 잡는 축제를 왜 여느냐고? 걱정마시라. 축제에 사용되는 산천어는 모두 양식으로 길러진 것들이다.

산천어축제는 크게 산천어 체험, 눈ㆍ얼음 체험, 문화 행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프로그램은 역시 산천어 체험. 얼음낚시, 루어낚시, 맨손잡기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산천어를 체험한다.

얼음낚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 하루에 1만 명이 얼음판 위로 올라갈 수 있다. 화천의 얼음판은 일명 ‘간장얼음’으로 불린다. 한꺼번에 급속히 얼기 때문에 얼음이 투명하다. 강바닥의 고동색이 얼음에 묻어나 간장이 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얼음낚시는 밑의 산천어가 미끼를 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낚시이다.

루어낚시는 조금 전문성이 필요한 낚시. 얼지 않은 강변에 루어낚시터를 개설한다. 하루 200명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맨손잡기는 특별히 제작된 풀에 산천어를 풀고 40명이 그 풀에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것. 반팔 티셔츠와 바지만 입고 풀에 들어간다. 몹시 추울 것 같지만 오히려 열기가 뜨겁다.

산천어 체험을 하려면 현장에서 접수하거나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 성인(고등학생 이상) 1만 원, 초중생, 65세 이상 어르신 5,000원이다. 5,000원짜리 농촌사랑나눔권을 제공하는데 축제장 내 농산물판매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잡은 산천어를 요리하는 코너를 곳곳에 마련해 산천어맛을 볼 수 있게 했다.

눈ㆍ얼음 체험 프로그램은 눈썰매와 얼음썰매. 눈썰매를 위해 길이 300m의 슬로프를 따로 만들었다. 5,000원의 예치금을 내면 장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신 화천 전지역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천사랑상품권을 받는다.

문화행사의 백미는 ‘대한민국 창작썰매 콘테스트’. 14일 오후2시 화천천 얼음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든 다양한 썰매들을 볼 수 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탑승해 10m 지름의 원형 코스에서 회전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대상인 그랑프리에 200만 원 등 푸짐한 상금이 마련되어 있다. 화천군 나라축제 조직위원회 1688-3005, http://ice.narafestival.com

# 인제 빙어축제 26일~2월 4일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은 인제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인제를 꼽는 이들이 많다. 설악산, 백담사, 소양강, 점봉산, 설피마을, 아침가리골, 은비령, 진부령, 대간령, 곰배령….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인제의 명소는 바로 이 나라의 대표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인제는 계절별?굵직한 축제를 가지고 있다. 봄의 황태축제, 여름의 레포츠축제, 가을의 합강축제, 그리고 겨울의 빙어축제이다. 그 중 빙어축제의 규모가 가장 커 매년 7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빙어축제는 26일부터 2월 4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인제군 남면 부평리 소양호 일원이다. 지난 연말, 서울에서 인제로 향하는 44번 국도의 확장ㆍ직선화 공사가 마무리돼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

빙어는 기수와 담수에 모두 서식하는 작은 물고기. 여름에는 수온이 낮은 깊은 물에 살고 있다가 물이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수면 가까이 올라온다. 얼음 밑에서 떼를 지어 유영하기 때문에 빙(氷)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간단한 낚시 도구만 있으면 여자나 어린이도 쉽게 낚을 수가 있다. 빙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한다. 요리의 진수는 회. 잡은 빙어를 초장에 바로 찍어 먹는다. 그 외 튀김, 조림, 무침, 국 등으로도 요리하는데 육질이 연하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아 식도락가들에게 큰 인기이다.

인제 빙어축제는 산천어축제와 마찬가지로 낚시와 눈ㆍ얼음 체험으로 나뉜다.

낚시체험은 오전 9시부터 해가 지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낚시터는 일반 얼음판에 조성된 무료터와 빙어를 모아놓은 유료터가 있다. 유료터는 5,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 대신 축제장 매장에서 농특산물을 살 수 있는 교환권을 나누어준다. 주말에는 유료터에서 빙어낚시대회가 열린다. 낚시도구를 채기고 5,000원의 참가비를 내면 누구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마릿수와 무게 등을 따져 심사한다.

눈과 얼음 체험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행사 기간 내내 눈조각공원을 운영하고 얼음 미끄럼틀이 있는 얼음 놀이터를 비롯해 얼음터널, 포토존, 바람개비동산, 아이스 카페 등을 조성해 놓는다.

인제 빙어축제는 동해안 가는 길에서 열린다. 축제 하나만 보러 갈 것이 아니라, 동해바다와 연계한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미시령 터널을 이용하면 행사장에서 동해바다가 지척이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 www.injefestival.net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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