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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의원 줄세우기'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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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의원 줄세우기' 과열

입력
2007.01.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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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의 소속 의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상당수 의원도 ‘당내 경선 승리=본선 승리’이라는 인식에다 18대 총선 공천이 걸려 있는 탓에 자발적으로 줄을 서거나 양다리 작전을 펴고 있다.

적극적으로 세를 과시하는 건 박근혜 전 대표 쪽이다. 3일 박 전 대표의 신년인사회엔 소속 의원 127명 중 약 50명이 얼굴을 내밀었다. 박 전 대표 측은 4일 “이 중 98%를 친박(親朴)으로 보면 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국민 지지도에 비해 확보 의원 수는 적어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 전해지는 줄 세우기 방법도 가지가지다. 주로 상대 진영의 행태를 손가락질하는 내용이다. 박 전 대표측 한 인사는 “이 전 시장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 ‘함께 일 하자’고 해 황당했다. 그 쪽에선 보좌관 성향 분류표까지 만들어 의원을 간접적으로 설득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친이 성향의 한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표측은 의원들을 권역별로 분류한 뒤 자리를 만들어 ‘이 전 시장은 흠이 많아 어차피 안 된다’, ‘설사 우리가 지더라도 당권을 잡아 지분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쪽이 안전하다’고 회유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갖가지 소문도 난무한다. “한 주자의 참모장이 모 비례대표 의원에게 서울 모 지역구 공천을 약속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비례대표도 같은 제안을 받았다”, “한 주자의 최측근인 영남 의원은 최근 지지 주자를 바꾸는 ‘줄 세탁’을 시도한다는 설이 돌자 눈물까지 보이며 결백을 주장했다”, “어떤 영남 의원이 줄을 선 모 주자를 요즘 사석에서 씹는 것은 상대 주자로부터 모종의 약속을 받은 뒤 이탈 명분을 쌓으려는 것” 등이다. 관계자들의 실명도 거론된다.

이런 소문은 일부 사실이기도 하지만, 각 주자측이 ‘의원 빼 오기’를 위해 소문을 만들거나 의원들이 스스로 몸값을 올리기 위해 사실을 부풀리는 경우도 있다. 각 캠프 소속 의원들의 충성 경쟁으로 줄 세우기가 과열되는 측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립을 표방하는 의원 모임인 ‘희망모임’이 지난해 말 만들어졌지만 회원 40명 중 ‘진짜 중립’ 으로 꼽히는 의원은 반도 안 된다. 한 의원은 “친이와 친박 의원이 골고루 들어 있어 한 쪽에 쏠린다는 의심을 받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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