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마무리하면서 정부와 여당이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몹시 안타깝다. 애초부터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씁쓸하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또다시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생활 13년, 집없는 서러움을 당해보았기에 오직 내집마련을 위해 청약저축도 다달이 부었고 맞벌이를 하며 아끼고 저축해왔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자고나면 수천만원, 한달에도 수억원씩 집값이 오르는 현실에서 내집마련의 꿈은 멀기만 한 듯하다. 과연 정부가 진정으로 아파트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 부동산시장 안정 의지 있는가
싱가포르의 주택정책을 도입하자는 논란도 있지만 내가 아는 중국의 사례를 들고자 한다. 중국은 1995년부터 안쮜꿍청(安居工程)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는 정부가 투자하고 건축해 실제 건축원가로 저소득층과 빈곤층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주택정책이다. 국가 건설국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해 철저한 관리 아래 해당지역 상황에 맞춰 건축부지 선정과 기획, 설계, 시공 및 완공, 분양까지의 전 과정을 추진한다.
원가분양이라고 결코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건축자재는 품목에 따라 기준을 정해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품질도 보증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땐 철저한 보수 또는 정도에 따라 경제제재를 가하게 되며 우수업체는 장려를 하고 있다.
평균 건축면적은 55㎡ 이하형 아파트로 한번 분양받은 아파트는 5년 동안 실거주한 뒤 토지사용양도금과 해당토지의 수익에 따른 세금을 납세한 뒤 시세에 따라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시범적으로 실시했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돼 주택난 해소와 주거환경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물론 사회적 시장경제체제와 자유경제체제에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 주택공사나 토지공사 등 공공기관이 정부의 감리 아래 영리 목적이 아닌 주거환경복지 차원에서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건축해 주택 실수요자에게 합리적인 분양가에 우선 공급하는 정책과 실수요자에게 주택금융공사가 장기적으로 저금리대출을 해주는 주택금융정책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면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민간건설회사의 경우 분양가의 적절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해 초기단계부터 폭리를 취할 수 없도록 감독하는 것도 아파트의 분양가를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본다.
● 중국 安居工程 프로젝트 참고하길
정해년 새해에 시행하기로 한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아파트 공급,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실효를 기대하며 정말 내집마련의 소박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보다 강력한 대책을 기대한다. 황금돼지해에 온 국민이 모든 시름을 털어버리고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차이쩐위(蔡貞玉)ㆍ외대통역협회 중국어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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