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회고록을 통해 직접 고백한 마약 경험이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까.
3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이 1996년 낸 회고록 <아버지로부터 받은 꿈들(dreams from my father)> 에서 밝힌 학창 시절 마약 경험이 대선 가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정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80만부가 팔려나간 이 회고록에는 오바마 의원이 인종적 정체성 때문에 겪은 고통은 물론 고교 재학 때 코카인을 시작해 대학 때 끊은 사실 등 대권 도전에 흠집이 될 만한 불운한 과거도 담겨져 있다. 아버지로부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대마초 흡연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지만, 오바마 의원은 코카인 복용 사실을 인정한 첫 대선 후보인 셈.
민주당 내에서는 오바마 의원의 마약 고백이 상대 후보측의 흠집내기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의원의 마약 경험이 대선에서 쟁점이 될 수는 있지만, 그의 대중적 인기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의 선거전략가는 “유권자 상당수가 1960년대에 마약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마약 경험에 관대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회고록 때문에 오바마가 실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의 마약 문제는 3년 전 상원선거 때는 전혀 쟁점화되지 않았다.
오바마 의원의 지지자들은 치부마저도 드러내는 솔직한 태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골라서 쓰는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오바마의 솔직함이 신선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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