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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자뷰' 혹시 타임머신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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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자뷰' 혹시 타임머신의 흔적?

입력
2007.0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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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을 태운 페리호가 떠들썩한 웃음 소리와 함께 출항한다. 그러나 곧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배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폭발사건 전문 조사관 칼린(덴젤 워싱턴)은 테러의 배후를 캐기 위해 현장에 투입되고, 너무나 익숙하나 설명할 수 없는 광경들을 계속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는 사건의 단서를 찾게 되고, 나아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다시 되찾아 주기 위해 과학의 힘을 등에 업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제목이 예고하듯 기시감(旣視感)을 소재로 삼고 있는 영화 <데자뷰> 는 수많은 영화들의 ‘데자뷰’를 느끼게 한다. 왜곡된 현재 상황을 뒤집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백투더 퓨처> 시리즈부터 미래사회의 범죄를 내다보는 예언 시스템을 소재로 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까지. <데자뷰> 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 소재의 여러 영화들을 멍에로 이고 있다.

그럼에도 <데자뷰> 는 이들 영화와 구별되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기시감이 사람들의 단순 착각이 아니라 미래 인류의 시간이동이 만들어낸 흔적일지 모른다는 착상이 일단 기발하다. 복잡한 과학이야기를 스릴러와 액션 장르의 틀 안에 용해 시키며 적당한 상업영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 영화의 최고의 미덕이다. 페리호를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스케일과 숨통을 쥐는 듯한 도로 액션 등 눈길을 잡아 당기는 호쾌한 장면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여기에 살짝 러브스토리를 얹어놓으며 호객 행위를 확실히 한다.

<트루 로맨스>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등 수작 아닌 평균작을 꾸준히 만들어 온 토니 스콧이 연출했다. 형인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글래디에이터> ) 감독과 어깨를 겨누는 그의 남다른 비주얼 감각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11일 개봉, 12세.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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