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대하사극의 주제가 지난해 고구려에서 올해는 왕으로 바뀐다. KBS가 <대왕 세종> 을, MBC가 <이산-정조대왕> 을, SBS가 <단군> 을 올해 방송 또는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단군> 이산-정조대왕> 대왕>
세종과 정조가 각각 조선 전, 후기의 중흥을 이끌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러나 드라마에서 그들의 인간적 고민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적은 거의 없었다. 단군은 신화 속 인물로 여겨지는 매우 신비한 존재. 3사가 새롭게 살려낼 조선시대 현왕과 민족 시조의 모습이, 새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면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9월부터 방송되는 <이산-정조대왕> 은 50부 작으로 만들어진 조선 22대 정조의 일대기. <허준> <대장금> 으로 유명한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고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를 집필한 김이영 작가가 극본을 담당한다. 정조의 본명 ‘이산’을 제목에 넣은 것에서 알 수 있듯, 세자 시절 이산의 인간적 측면에 큰 비중을 둔다. 이제껏 정조 시기를 그린 사극이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할아버지 영조의 갈등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정조를 오롯이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백만장자와> 대장금> 허준> 이산-정조대왕>
이병훈 PD는 “극적 재미를 위해 이산을 중심에 두고 그와 우정, 사랑을 나눈 인물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겠지만 이산이 왕위에 오른 뒤 펼친 정치, 경제, 사회적 치적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적 재미는 재미대로 추구하되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한 그의 활동에도 큰 비중을 두겠다는 뜻이다. 이 PD는 “정조가 집권기 동안 정적의 끊임없는 위협을 받았지만 그들을 제거하기 보다 탕평책을 통해 포용했던 그릇이 큰 임금이란 점에 끌렸다”며 정조 드라마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KBS는 <대왕 세종> 을 <대조영> 의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올 10월께 방송 예정인 <대왕 세종> 은 기존 사극이 궁중 암투나 전쟁 등을 다루는 것과 달리, 문화와 과학을 꽃피운 세종의 일대기를 전한다. 극본은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등을 집필한 윤선주 작가가 맡고, 연출자는 <불멸의 이순신> 의 이성주 PD가 내정됐으나 이 PD가 드라마 2팀장으로 발령 나 연출자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불멸의> 황진이> 불멸의> 대왕> 대조영> 대왕>
김현준 KBS 드라마1팀장은 “세종 시대는 정치적 혼란과 당쟁은 없었고 과학과 문화가 중요시됐다”며 “바로 그 과학과 문화의 발전을 통해 자존감 넘치는 강력한 조선을 건설하고자 한 세종의 고뇌를 드라마에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시청자가 드라마를 통해 현명한 임금의 모습을 마주한다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이 원하는 지도자상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는 올해 100부 작 <단군> 의 제작에 들어가 내년에 방송한다. 민족 시조 단군을 처음 조명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기원전 23세기 전국시대 혼란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단군의 일대기를 그릴 이 드라마는 <남벌> <아마게돈> 등의 스토리 작가인 야설록의 원작을 바탕으로 인간 단군과 그의 시대를 다룰 예정이나 극본, 연출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마게돈> 남벌> 단군>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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