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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육상 둘러싼 '빙상연맹의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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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육상 둘러싼 '빙상연맹의 코미디'

입력
2007.0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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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체육상 후보로 쇼트트랙의 이호석 선수를 추천하겠습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달 27일 상벌위원회에서 이호석(21ㆍ경희대)을 체육상 후보자로 선정했다. 이호석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낸 간판스타. 빙상연맹은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안현수(22ㆍ한체대)와 진선유(19ㆍ광문고)가 성적은 더 좋았지만 각종 상을 많이 받았다”는 이유로 이호석을 체육상 후보자로 결정했다.

이 같은 빙상연맹의 방침이 2일 오전 외부로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최종전을 제패한 김연아(17ㆍ군포수리고)를 후보자에서 제외한 이유가 뭐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3개씩 따낸 안현수와 진선유가 후보자가 되지 못한 이유를 밝혀라!’ ‘최고의 선수를 뽑는 체육상을 나눠 먹자는 뜻이냐?’

비난 여론에 당황한 연맹은 이날 오후 2시께 “상벌위원회에서 김연아를 체육상 후보자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에 앞서 빙상연맹 이치상 행정부회장은 “체육상보다 큰 상이 많기에 이호석을 추천하기로 했다”는 자신의 설명마저 뒤엎고 “이호석을 후보자로 추천하기로 한 건 일부 의견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벌위원회 위원장인 김정태 부회장은 김연아가 후보자로 최종 결정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연맹이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추천자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쇼트트랙에서 체육상 후보자가 나올 차례였지만 졸속행정 때문에 피겨스케이팅에서 후보자(김연아)가 나왔다. 연맹은 그 동안 실적을 무시하고 행정편의주의에 젖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팅, 피겨스케이팅에서 번갈아 후보자를 추천해 왔다.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빙상연맹 때문에 체육상 후보자 결정은 한편의 코미디가 됐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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