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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 보비-레안드로 "자웅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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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 보비-레안드로 "자웅 가리자"

입력
2007.01.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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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산 괴물’들이 외나무 다리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프로배구 최고 용병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배구 인기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삼성화재 레안드로(24)와 대한항공 보비(28ㆍ이상 브라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3일 오후 2시 인천에서 한판대결을 펼친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 숀 루니(25ㆍ현대캐피탈)의 코를 납작하게 누른 두 용병의 빅뱅은 배구팬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레안드로(208㎝)는 2005~06 브라질 프로배구 슈퍼리그 득점왕 출신. 루니(207㎝)가 버티고 있는 현대캐피탈을 꺾기 위해 삼성화재가 영입한 비장의 무기다. 레안드로(49점)는 개막전(12월24일)에서 고공 강타를 앞세워 7개 부문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며 루니(22점)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루니가 도대체 누구길래 시끄럽냐? 내가 최고라는 사실을 보여주겠다”던 호언장담을 실천한 셈이다.

대한항공은 ‘만년 4위’라는 오명을 벗고자 보비(208㎝)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브라질 프로배구 우승팀 시메드의 오른쪽 주공격수였던 그는 지난 31일 무려 4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현대캐피탈전 16연패를 끊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이제 브라질에서 싸웠던 레안드로를 꺾는 일만 남았다.

보비는 이날 경기 후 “브라질에서 레안드로와 숱하게 싸웠지만 항상 내가 이겼다”면서 “레안드로와 루니가 좋은 선수지만 최고 용병은 바로 나다”고 큰소리다. 대한항공(3승1패)은 1위 삼성화재(4승)에 승점이 불과 1점 뒤져 있어 보비의 장담이 현실이 되면 대한항공이 1위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레안드로도 호락호락 물러날 태세가 아니다. “나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일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삼성화재의 승리를 장담했다. 보비가 지는 해라면 자신은 떠오르는 해라는 듯 여유가 넘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수비와 조직력에서는 우리가 앞서지만 높이와 블로킹에서는 대한항공이 좋다”면서 “결국 레안드로와 보비의 맞대결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강력한 서브로 대한항공의 서브리시브를 흔들어 보비에게 연결되는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은 “용병 싸움이 중요하다. 보비가 제 몫을 해준다면 삼성화재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보비가 문 감독의 희망대로 승리의 주역이 되면 대한항공은 2000년 이후 계속된 삼성화재전 26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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