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문학은 살아있다] '풀로엮은집' 학생 강문식 교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문학은 살아있다] '풀로엮은집' 학생 강문식 교사

입력
2007.01.01 23:51
0 0

"아이들과 통하는 길 인문학에"

서울 청원고 사회과 교사인 강문식(39)씨는 ‘풀로엮은집’에서 2년째 강의를 듣고 있다. 인문적 상상력과 창의적 감성의 대안교육 공간을 표방한 이 곳의 회원 2,000여 명 중 약 1,500명이 강씨 같은 교사다.

“교실 붕괴론이 나온 7, 8년 전부터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됐죠. 막막해서 대학원에서 사회교육을 배우고 수업방식도 바꿔봤지만 해결이 안 되더군요. 내 관점에 문제가 있지는 않나, 내 시야가 너무 좁은 게 아닐까 고민하며 배울 곳을 찾다가 여기서 인문학ㆍ철학 강의를 듣게 됐어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가르치고 교정할 대상으로만 여겼던 아이들을 달리 보게 됐고, 학교 현장에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도 새롭게 보게 됐죠. 그렇게 다가가니 아이들도 마음을 열더군요.”

체질교육론, 대중문화의 이해, 서양철학, 한국철학, 서양미술사, 현대미학…. 그동안 그가 들은 과목이다. 지금은 진중권의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상상력’을 듣고 있다.

“공부하다 보니 관심 분야가 자꾸 늘어나 이것저것 계속 듣게 돼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구요. 여기 강좌의 장점은 주제가 다양하고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인문학 위기론에 대해 그는 비판적인 진단을 내린다.

“위기요? 대학 학과의 위기겠지요. 대중의 인문적 욕구가 얼마나 큰데요. 그런 갈증을 찾아가 채워주려는 노력은 하지도 않으면서, 자기 세계에 갇힌 탓 아닐까요? 대학 다닐 때는 학과 공부에 매여 답답하고 잘 몰랐는데, 졸업 후 사회에 나와서 오히려 인문학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학위를 전제로 한 공부는 부담스러워요. 자유롭고 즐겁게 공부하면서 깊이있게 배울 곳이 필요하죠. 그런 곳, 그런 통로가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

그는 ‘체질교육론’을 함께 들은 동료 교사 5명과 함께 주 1회 공부 모임을 갖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독서토론 동아리도 하고 있다. 앞으로 푸코, 들뢰즈, 가타리 등의 철학도 공부해볼 계획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