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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살아있다] '수유+너머' 강사 박성관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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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살아있다] '수유+너머' 강사 박성관씨 인터뷰

입력
2007.01.0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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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자체가 인생의 목표죠"

“직장의 일상이 지루해지면서 문득 ‘평생 공부하면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해서 우연히 이 곳을 찾게 됐고, 이렇게 지금까지 머물고 있습니다.”

서울대 종교학과 87학번인 박성관(39ㆍ사진)씨. 그는 멀쩡한 직장을 떠나 ‘공부’라는 막연한 길을 선택한 배경을 이렇게 싱겁게- 정말 말처럼 싱겁진 않았겠지만- 말했다. “대학원처럼 ‘전공’으로 묶이는 게 싫었어요.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에게 <수유+너머> 는 “딱!”이었다고 한다. “대학 바깥의 연구소도 분야를 특화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외국어 철학 역사 예술 과학 등 입맛대로 골라 할 수 있더군요.”

세미나든 강좌든 끌리는 대로 누비고 다녔다고 했다. “‘내공’이 쌓이면서 제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는 선생으로도 나서고, 모르는 분야는 지금도 학생 자리에 앉아 듣고 묻고 토론합니다.”

생계를 묻자 그는 “밥도 함께 해먹고 책도 돌려보니까 돈이 많이 들진 않더라”고 말했다. “번역, 강의, 서평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는 법니다. 일이면서 동시에 공부도 되거든요.” 그는 이 곳에서 인연을 만나 2002년 결혼도 했다.

그가 현재 맡고 있는 강의는 몇몇 청소년 강좌와 ‘다윈’에 대한 일반 인문강좌. “7년 전 고전읽기 세미나를 하던 중 다윈에 꽂혔어요. 생물학자로서가 아닌, 자연관과 인간관을 바꾼 고전 사상가로서의 다윈이었죠. 진화 자체보다는 사상적인 면을 연구하고 싶었어요.” 그는 올해 상반기 중 그간의 성과를 책으로 묶어 낼 예정이다.

“목표요? 건강입니다. 즐겁게 공부하려면 건강해야 하니까요. 공부를 통해 뭔가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공부 자체가 좋아요. 그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고전이 재미있다는 걸 강의와 책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고민요?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생기겠죠. 물론 공부가 고민을 없애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달리 보고 즐겁게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는 있을 겁니다. 여기는 비슷한 고민들을 함께 극복해가는 공동체거든요.”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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