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7 신년특집/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7 신년특집/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

입력
2007.01.01 23:48
0 0

▦ 고건 - 엘리트 경력에 '지적' 응답 많아

고 전 국무총리는 '지적인'(54.3%), '품위 있는'(52%) 이미지에서 대선 주자들 중 1위를 차지했다. 경기고, 서울대 출신에 장관 세 번, 총리 두 번, 관선ㆍ민선 서울시장 등을 섭렵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경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행정의 달인' 답게 '안정적인'(64.8%), '조화로운'(49.8%) 이미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고 전 총리 지지층 사이에서 안정적 이미지를 꼽은 응답자가78.2%로 월등히 많았다.

고 전 총리는 반면 '추진력 있는'(26.2%), '활동적인'(23.8%) 인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개혁적인'(15.8%) 이미지에선 6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중한 스타일과 최근 무위(無爲)의 정치 행보 때문으로 풀이된다.

▦ 김근태 - '원칙적'이 '현실적'보다 강해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이미지는 '조화로운'(38%), '지적인'(34.7%), '원칙적인'(34.7%) 순으로 높게 나왔다. 여권 내 경쟁자인 정 전 의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적인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지적인 이미지에선 다른 주자들의 평균치(33.7%)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 지식인의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추진력 있는'(14.9%) 이미지에선 여섯 명 중 최저점을 받았고, '활동적인'(29.%) 이미지도 적었다.

최근 그가 노무현 대통령과 맞대결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온건한 선비형 정치인 이미지를 벗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의장의 지지층에선 개혁적이고 (71.4%) 친근하다(57.1%)는 것이 유독 강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강렬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에 대해 '원칙적인' 이미지가 '현실적인'(26.2%) 이미지보다 강한 것은 그의 민주화 운동 경력이 작용한 듯하며, 최근 친기업적 뉴딜행보도 그의 이미지 형성에는 기여하지 못한 듯하다.

▦박근혜 - '품위있다'서 '국민누나'로 변신중

박근혜 전 대표는 '안정적인'(66.5%), '조화로운'(50.9%), '친근한'(48.7%) 이미지에서 다른 주자들을 제쳤다. 탄핵 역풍 이후 2년 3개월간 당을 무난하게 이끈 것이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부드러운 느낌 탓인지 '개혁적인'(22.2%), '추진력 있는'(32%) 이미지는 약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 일반인들이 귀족적 이미지를 차용한 '품위 있는'(38.9%)이라는 형용사 보다 서민적 이미지를 담은 '친근한'(48.7%) 인상을 갖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최근 '국민 누나' 이미지 심기에 한창인 박 전대표가 전직 대통령의 딸인 '공주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탈피한 듯하다. 박 전대표는 정치권에선 엄청난 원칙주의자로 꼽히지만 '원칙적인'(43.4)과 '현실적인'(41.9%) 이미지가 엇비슷하게 나왔다.

▦ 손학규 - 민심대장정후 '지적→활동적'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선 '활동적인'(42.1%), '친근한'(39.7%) 인상을 받는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그의 '100일 민심 대장정'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듯 하다. 그는 고지식한 '교수 출신' 이미지 때문에 고민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활동적인' > '지적인'(25.8%)', ''현실적인'(35.8%) > '원칙적인'(29.%)'으로 조사됐다. 그가 지사 시절 일자리 8만개를 만들고 141억불 외자 유치에 성공한 경기도와 인천에선 '추진력 있는'(40.2), '활동적인'(45.9%) 이미지가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 개혁파이지만 '개혁적인'(31.3%)이 '안정적인'(36.8%)보다 적게 나온 것은 의외다. 손 전 지사는 10개 이미지 중 점수가 특별히 높거나 낮은 이미지가 없어 '손학규'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 이명박 - '활동적' 이미지 다른주자 압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연상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추진력’ (76.7%) 이었다. 다른 주자들에 비해 압도적 1위. 상충되는 이미지인 ‘조화로움’은 주자들 중 유일하게 한자리수(9%)에 머물렀다. 돌파력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최고의 ‘용장’이지만 화합이나 인화를 강조하는 ‘덕장’의 느낌은 주지 못하는 것.

특히 남성(81.3%)과 월 400만원 이상 소득자(88.6%), 서울 지역(85.8%) 응답자들이 추진력을 높이 꼽았다. 현대그룹 시절 샐러리맨 신화와 실물경제 경험의 영향인 듯 ‘활동적인’(75.1%), ‘현실적인’(60.2%) 이미지도 수위였다. 반면 ‘지적인’(12.1%) 이미지는 최하위를 기록, 지식인의 이미지는 없는 듯했다. 또 청계천 복원 사업은 이 전시장에게 열린우리당 주자들을 제치고 가장 ‘개혁적인’(61.6%) 주자라는 이미지를 선물한 듯 하다.

▦ 정동영 - '개혁적' 많고 '추진력'은 적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선 '활동적'(39.3%)이란 이미지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개혁적인'(37.2%), '현실적인'(37%), '친근한'(36.6%) 이미지 순이었다. 그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과 마찬가지로 두드러진 이미지를 갖?있지 않았다.

다만 개혁적 이미지에선 정 전 의장이 대선주자 6명의 평균치(33.6%)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DJ정권 시절 정치개혁을 부르짖는데 앞장 서고, 통일부장관 재직 중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의욕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몽골기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적극적 정치 행보를 했지만 '추진력 있는'(24.6%) 이미지가 '조화로운'(36.3%) 이미지 보다 적게 나왔다. 그의 고향인 호남권(36.4%)과 우리당 지지층(38.1%)에선 '추진력'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민은 17대 대선에 도전하는 여야 주자들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을까.

한국일보는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23일과 26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한나라당 대선주자 3명(박근혜 손학규 이명박)과 범 여권주자로 거론되는 3명(고건 김근태 정동영)의 이미지에 대한 전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6인 대선주자 중 가장 추진력이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적이거나 조화로운 인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는 안정적이고 친근하며 조화로운 이미지에서 최고점을 받은 반면 개혁성이 강해보인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고건 전 총리는 다양한 공직 경험을 반영하듯 안정적이며 조화로운 이미지가 강했고, 지적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개혁적인 느낌은 주지 못하고, 품위 있고 고상한 인상이 짙은 것으로 나왔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활동적이고 친근한 느낌을 갖는다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았고,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개혁성에서 점수를 얻었다.

김근태 우리당 의장에 대해선 지적이지만, 추진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에서는 '추진력있는' 과 '조화로운', '현실적인'과 '원칙적인', '지적인'과 '활동적인', '안정적인'과 '개혁적인', '친근한'과 '품위있는' 등 의미가 대칭적인 두 개의 형용사를 묶어서 불러준 뒤 각 주자에게 보다 어울리는 단어를 한 개씩 선택하도록 했다. 최대허용 표준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

대선주자 연상되는 꽃·동물은

꽃 중에선 ‘이명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장미라는 사람이 많았다. 응답자의 10.8%가 그와 어울리는 꽃으로 장미를 골랐다. 이 조사에선 장미 국화 동백 개나리 매화 난초 진달래 코스모스 백합 민들레가 보기로 제시됐다.

장미는 열정과 에너지, 뜨거운 사랑을 의미한다. 이 전 시장이 이미지 조사에서 추진력이 강하고 활동적으로 비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5명 중 1명이 백합(20.9%)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백합은 교회에서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길 만큼 성스러움과 순결의 상징이다. 그가 대선 주자 중 유일한 여성인데다 그의 안정과 조화의 이미지가 많이 투영된 때문으로 여겨진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선 국화(12.8%)와 난초(10.7%)를 고르는 사람이 많았다. 오랜 기간 관료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경륜과 깨끗한 이미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울고’(서정주 국화 옆에서), ‘깨끗함을 즐겨 하여 미진(微塵)도 가까이하지 않고 우로(雨露)를 받아 사는’(이병기 난초) 이라는 구절도 있어 공교롭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근태 의장은 모두 개나리와 어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나리는 지천에 널려있어 평범하다. 이를 뒤집어 보면 꽃에 관한한 이들이 분명한 연상작용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개나리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잘 살아가는 강인함을 갖고 있다. 또 꽃말은 ‘희망’인데, 이들에게 희망은 지금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올 대선에선 용맹한 호랑이가 이길까, 아니면 묵묵히 밭을 가는 소가 역전을 이뤄낼까.

대선주자에게서 연상되는 12간지 동물을 물은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호랑이, 고건 전 총리는 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전 시장이 강함을 상징하는 호랑이에 비견된 것은 이미지 조사에서 나타난 그의 추진력 이미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 현대건설 신화와 서울시장 재임시 청계천 복원공사에서 보여준 추진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그의 높은 지지율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5.8%가 평화로움과 온순함을 상징하는 양을 떠올렸다. 여성인데다 단아한 이미지 때문인 듯 하다. 여기엔 고 육영수 여사의 국모 이미지도 일부 투영됐다는 평가다.

고 전 총리는 16.1%가 소를 선택했다. 평생 공직에 몸담은 그가 묵묵히 일하는 소를 연상시켰음 직하다. 소는 고집 센 측면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실패한 인사' 공방을 벌인 것은 한번 화가 나면 공격도 불사하는 소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소(10.5%)가 많았다. 지지율에 개의치 않고 '민생 대장정'을 계속한 우직함 때문으로 보인다. 말(7.2%)도 있었다.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전국을 돌던 그를 떠올렸을 것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다양한 동물로 대답이 나눠진 가운데 원숭이(7.6%)가 비교적 많았다. 재기발랄하며 활동적인 인상이 작용한 듯 하다.

김근태 의장 역시 뚜렷한 1등 동물이 없는 가운데 약자와 영리한 이미지를 동시에 함축하는 쥐(8.4%)가 눈에 띄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