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년 가까이 남은 지금 대선 주자들의 정책 경쟁은 벌써 불이 붙었다. 이념이나 지역이 아닌 정책 선거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이다.
대선 주자들이 저마다 내놓은 정책공약의 공통 분모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은 ‘한반도 내륙 운하’이다. 우선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 운하’를 만들고, 이어 영산강과 금강을 잇는 ‘호남 운하’를 만들어 두 운하를 다시 연결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면 수십 개 시ㆍ군이 물길로 연결돼 엄청난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통일 이후 북한 신의주까지 물길이 닿도록 하면 ‘한반도 대운하’가 완성된다. 그는 이와 함께 최소 50만명이 상주하는 초대형 연구단지인 국제과학도시 건설도 약속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달 ‘동북아 열차 페리’로 맞불을 놓았다. 화물, 여객을 실은 기차를 그대로 배에 실어 이동시키는 열차 페리를 서해안에서 출발시켜 중국횡단철도, 유라시아철도와 연결하면 물류이동 거리와 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열차 페리가 운항 중인 중국 옌타이_다롄과 인천항을 삼각으로 연결한 뒤 평택, 군산,
목포 등 서해 전역 확대한다는 계획. 이는 남ㆍ동ㆍ서해안 일대를 집중 개발하는 박 전 대표의 ‘U자형 국토 개발’ 구상의 일부다.
고건 전 총리는 지난 달 ‘10대 정책 과제’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정책을 다듬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주택, 교육, 노후 보장, 북한문제 해결이 10대 과제의 5대 중점 부문. 5년 안에 일자리 200만개를 만들고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달러, 잠재성장률 5.5~6%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주택 분야에선 국민임대주택 공급 확대 주택기금을 활용한 소형 주택시장 확대를, 노후보장 부문에선 고령자 고용확대와 퇴직금의 기업연금제 전환 등을 내놓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정책 구상은 취업과 주택, 교육, 노후 등 ‘4대 민생불안’을 해결하는 게 골자다. 우선 5년간 연간 6% 대 경제성장을 이루어 매년 50만개씩, 5년간 2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유치원과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에 편입시키고 ‘2(유치원)-5(초등)-4(중등)-2(고등)’ 체제로로 학제를 개편하는 것을 축으로 한 교육 개혁 구상도 공개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국민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게 국가 업그레이드의 핵심”이라며 “창의성을 죽이는 고교 교육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파격적인 ‘고3 입시제 폐지안’ 등을 검토 중이다. 그는 올초부터 전국을 돌며 교육 관련 국민대토론회를 열 채비를 하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교ㆍ식ㆍ주(敎ㆍ食ㆍ住)’의 해결을 강조한다. 즉 사교육비와 일자리, 주거 문제 해결이다. 그는 “이를 위해 돈을 가진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 등에 재투자 하는 방식 등으로 추가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며 “의장을 맡아 추진한 ‘뉴딜 정책’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서민ㆍ중산층의 근로소득세와 재산세 면제안’을 발표했고, 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민생경제 3대 과제(교육ㆍ직장ㆍ주거)의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