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이고 이직 줄고 일자리 창출까지
‘가족친화경영’을 중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근로자 가정의 복지를 돌보는 가족친화경영이 기업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1월 국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기업의 61.2%가 ‘가족친화경영이
기업 성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직원 만족도 상승에 따른 생산성 증가(60.8%), 이직률 저하로 인한 안정적 인력운용(26.1%),
기업 이미지 개선에 따른 판매 향상(5.6%) 등을 꼽았다.
가족친화경영을 하는 기업의 경우 이직률 감소, 우수인력 증대, 직무만족과 기업 이미지 향상, 근로자 건강증진, 결근 감소 등의
효과가 뚜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는 외국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독일 헤르티에 재단의 조사 결과, 가족친화기업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0% 가량 높았다. 또 독일 연구기관 프로그노스에이지에 따르면 10년 동안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한 민간 및 공공기업의 3분의 1에서
일자리 22만개 창출, 1시간당 생산성 2.3배 증가, 신생아 100만명 증가라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호주 웨스트팩 은행은 6주간의 출산휴가를
시행한 첫 해 여성 이직률이 40.6%에서 17.9%로 격감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도입 중인 가족친화제도는 탄력 근무시간제, 육아휴직, 육아데이, 탁아소, 직원 상담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제도를 비용부담 요인으로만 여기는 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육아휴직을 이용한 직장남성 비율이 1.9%(2004년)에 불과한 것도 현실이
제도를 따라가기엔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인력팀 김기태 차장은 “기업들이 가족친화경영의 효과를 분명히 알면서도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보다는 앞으로 나타날 긍정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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