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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없는 이라크' 종파갈등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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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없는 이라크' 종파갈등 확산되나

입력
2006.12.3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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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의 첫날인 30일 이라크인들은 TV를 통해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목에 올가미를 거는 장면을 보면서 깨어났고, 추가로 인터넷에 유포된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형 집행 전후 영상을 보면서 잠들었다.

바트당을 비롯해 후세인 지지자들이 보복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곳곳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 30일 하루 동안 80여명이 숨졌다. 외신은 이 같은 희생자 수가 평소 하루 평균(92명)에 못 미치는 정도라고 보도했지만, 후세인의 처형으로 이라크의 불안정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성명에서 수니파에게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라크 군경은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와 수니파 근거지인 사마라를 봉쇄했다. 그러나 바트당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 내 공동의 적인 미국과 이란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라”고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후세인의 한 변호사도 “조지 W 부시는 아랍인의 피에 목이 말랐다”며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라”고 비판했다.

반면 후세인의 철권통치에 박해를 받았던 시아파 주민들은 후세인의 처형을 반기고 있다. 바그다드에서 열린 ‘처형 축하 행진’에는 시아파 지도자들의 사진과 후세인 처형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든 남녀노소가 참가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도 시민 수백명이 몰려나와 축하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종파 분쟁으로 가족을 잃은 한 시아파 주민은 후세인 처형에도 불구하고 종파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라크의 이슬람 성직자들은 희생제 첫날에 후세인이 처형 당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 잘못된 택일이 수니파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했다. 이슬람 성지인 메카 순례(하지) 기간 중 12월 30일부터 1월1일까지 3일간 이어지는 희생제의 첫날은 하지가 절정을 이루는 날이다. 순례자들은 사탄에게 돌을 던지는 의식을 치르고 양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치른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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