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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야구 '최고 새내기' 염기훈-류현진의 새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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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야구 '최고 새내기' 염기훈-류현진의 새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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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3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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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신년 벽두에는 새로운 꿈과 희망이 샘솟게 마련이다. 2007년 스포츠는 우리에게 또 어떤 새로운 기쁨과 열정의 무대를 선사할까. 한국일보는 2007년 정해년을 맞아 지난 해 한국 프로스포츠의 양대산맥 야구와 축구의 ‘최고 새내기’로 뽑힌 류현진(20ㆍ한화)과 염기훈(24ㆍ전북 현대)의 만남을 주선, ‘신세대 스타’들의 새해 소망과 각오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류현진의 팬이에요.”

염기훈이 류현진을 만나자마자 대뜸 던진 말이다. 그러더니 “지난 시즌 정말 잘해줘서 고맙다”란 인사까지 건넨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염기훈은 한화 이글스의 열렬한 팬. 특히 ‘국민타자’ 장종훈을 자신이 존경하는 우상으로 ‘모시고’ 있던 분이다. 그런 염기훈에게 ‘괴물투수’ 류현진의 등장은 지난 해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화 팬으로서 작년에 류현진이 활약한 모습을 보니까 너무 신났어요. 나오기만 하면 이겨줘서 너무 듬직하더라구요”라면서 싱글벙글이다. 그렇다면 류현진도 염기훈의 팬이었을까? 아직은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호쾌한 성격답게 “오늘부터 기훈이 형 팬 할께요”라며 한바탕 웃음으로 떼웠다.

우리는 왼손과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왼발잡이, 류현진은 좌완 투수다. 하지만 이 두 남자는 모두 평상시에는 오른손잡이인 점도 닮았다. 밥 먹을 때나 글을 쓸 때 모두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 하지만 운동할 때 염기훈은 왼발잡이로, 류현진은 좌완 투수로 매섭게 공을 차고 뿌린다. 염기훈이 “우리 비슷한 점이 또 하나 있네”라며 능청스럽게 말을 건네자 류현진은 “원래 왼손잡이들이 운동을 더 잘 하죠”라고 웃어넘긴다.

병술년을 돌아보면

두말할 것도 없이 2006년은 두 남자에게 최고의 한 해였다. 지난 해 프로야구를 ‘완전정복’ 해버린 류현진은 아직도 마음이 벅차다. “투수 개인기록 3관왕과 신인상, 골든글러브도 수상했지만 가장 좋은 한 가지를 꼽으라면 역시 MVP수상이죠”라면서 “프로야구 25년 역사상 신인이 MVP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잖아요”라며 마냥 싱글벙글이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염기훈도 질 수 없다는 태세.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받았고 무엇보다 제가 속한 팀이 K리그 역사상 최초로 클럽월드컵에 나간 잊을 수 없는 한 해였어요”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동병상련

하지만 둘 모두 똑 같은 ‘아픔’이 하나씩 있었다. 바로 아시안게임이다. 야구와 축구 모두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기대했던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류현진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에요”라며 아쉬워했다. 염기훈 역시 “작년에 옥에 티 하나를 고르라면 아시안게임이죠. 모든 게 잘 풀렸는데 아시안게임에서만 나쁜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년차 징크스는 없다.

‘돼지띠’ 스타답게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는 염기훈의 각오는 남다르다. “2년차 징크스에 절대 빠지면 안되겠죠. 올해는 꼭 ‘성공한 프로 2년차’란 말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2003년 신인왕인 정조국을 시작으로 문민귀(2004), 박주영(2005)이 모두 2년차 징크스에 빠진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

류현진 역시 프로 2년차에 대한 부담감은 숨기지 않았다. 지난 해 18승을 거둔 그는 “일단 새해 목표는 10승 정도로만 잡고 있어요. 너무 한번에 욕심 부리기 보다는 한걸음씩 나아가고 싶거든요”라고 했다.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

새해를 맞아 서로에 대한 덕담도 빼놓을 수 없다. 운동 선수들끼리 역시 통하는 데가 있는 것일까. 첫째도 그리고 둘째도 ‘부상 조심’이다. 류현진은 “뭐니뭐니해도 올시즌은 아프지 않고 시즌을 소화했으면 하는 게 첫번째 소원이에요. 기훈이 형도 아프지 말고 올 한해도 좋은 결과 얻으세요”라고 선(先)창을 외치자 염기훈도 “작년에 교통사고를 당해보니 몸의 소중함을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됐어. 현진이도 다른 욕심보다 몸 건강히 잘 뛰면 제일 좋겠지”라고 덕담을 건넨다.

두 남자의 공통 과제=타도 일본.

이쯤에서 올해의 구체적인 목표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그러다 보니 2007년 두 남자의 공통 과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타도 일본’. 류현진은 시즌이 끝난 뒤 열릴 예정인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일본을 맞아 지난 도하 아시안게임의 아픔을 설욕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아시아야구선수권은 2008베이징올림픽 예선전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더욱 양보할 수 없는 일전.

그는 “이번이 멋진 승부가 될 겁니다. 일본과 대만도 이번에는 모두 프로 선수들이 다 나오니까요. 특히 일본한테는 더욱 질 수 없죠”라며 꼭 이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염기훈도 한ㆍ일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3월에 국가대표 정기 한일전이 열린다고 들었는데 꼭 나가서 골을 넣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2007년 야구와 축구는.

프로 선수로서 두 남자의 공통된 바람은 역시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었다. 염기훈과 류현진은 “경기장에 관중들이 많이 찾아주는 것보다 선수들을 신나게 하는 것은 없죠”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형님 염기훈이 먼저 ‘즉석 제안’을 했다. “시즌 개막하면 서로 한번씩 경기장을 찾아가서 응원해주는 거 어때?”라고 말하자 류현진은 “바빠서 갈 수 있으려나?”하다가 웃으며 “그래요. 내가 가면 꼭 골을 넣어주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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