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동안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정치적 고비마다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고건 전 총리 등 '빅3' 은 1월부터 10월까지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1~3위를 오르내렸다. 그러다 이 전 시장이 추석 연휴를 전후해 선두로 치고나온 뒤 계속 질주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등은 대체로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전 시장은 올해 초ㆍ중반에는 고 전 총리와 박 전 대표에게 밀린 적도 있으나 가을쯤 역전에 성공해 연말에 가장 크게 웃을 수 있는 주자가 됐다. 지난해 말 청계천 개발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 전 시장은 금년 3월 1위에 올라서기도 했으나 '황제 테니스' 논란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해 7,8월까지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청계천 성공과 함께 그가 새로 제시한 한반도 운하와 국제과학도시 건설 공약 등이 꾸준히 화제에 오르내리면서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탔다. 10월 초 터진 북핵 사태로 ‘추진력’이 부각된 그의 리더십은 더욱 주목 받게 됐다. 선두주자에게 더욱 지지가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도 더해졌다.
박 전 대표에게는 아쉬운 한해였다. 1월에는 지지율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한 뒤 5ㆍ31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 발생한 피습사건에 이은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지지율이 더욱 상승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에는 지지율이 점차 하락세를 탔다.
고 전 총리는 상반기에 미소를 짓다가 연말에는 어두운 표정을 짓게 됐다. 올해 초반부터 20%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선두 다툼을 벌였지만, 이 전 시장이 치고올라온 뒤부터는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3위로 주저앉았다. 게다가 최근 노 대통령과 대결을 벌인 것도 지지율에 다소 부정적 효과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에는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을 주도하면서 다시 일어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의장 등에게는 우울한 한해였다. 정 전 의장은 5월까지 4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후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그래도 범여권 주자 가운데 줄곧 고 전 총리를 뒤쫓아왔지만, 이제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후발주자로부터도 추격을 받게 됐다. 김 의장은 1, 2% 선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손 전 지사도 지지율이 약간 오르기는 했으나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손 전 지사는 '100일 민심대장정'을 통해 1%대의 지지율을 최고 5%대까지 끌어 올렸으나 더 이상의 상승 동력이 없어 주춤거리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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