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특히 기업들은 내년 1월 경기가 올해 말보다 더 나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경기를 알려주는 경기순환 동행지수는 4개월째, 6개월 뒤의 경기동향을 가름할 수 있는 선행지수는 3개월째 연속 상승했다.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엄동설한인 반면 통계에 근거한 지표경기는 미약하나마 해빙 조짐을 보이는 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이 전국 2,526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82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다. 더욱이 내년 1월의 업황 전망 BSI는 86에서 83으로 3포인트가 떨어져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체들이 크게 늘었다. 업황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더 많음을 뜻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환율변화에 민감한 수출기업의 업황BSI는 전달보다 무려 8포인트나 떨어진 80을 기록한 반면, 내수기업은 3포인트 상승한 84를 나타냈다. 또 조사대상 제조업체들 가운데 26.4%는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환율하락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내수부진(19.1%), 원자재 가격 상승(11.4%), 경쟁심화(8.5%) 등의 순으로 답했다. 경영애로 원인 조사에서 환율이 26%이상 나타난 것은 2004년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3% 늘어났지만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1.4% 감소했다.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지표와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지표는 모두 상승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높아져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0.2%포인트 올라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11월 서비스업 생산도 부동산 및 임대업의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 해 같은 달보다 5.2% 증가하면서 전달(3.3%)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특히 부동산 및 임대업은 최근 전세난과 내년 양도소득세 강화를 앞두고 부동산중개ㆍ감정업, 부동산 임대업 등이 호황을 누리면서 15.3%나 증가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소비자물가는 2.2% 오른 것으로 나타나 1999년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2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1%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전셋값 상승률이 28개월만에 최고를 나타냈고 난방비와 버스료, 열차료 등의 공공서비스 물가도 크게 올랐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