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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교문사거리 지하송전터널 큰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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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교문사거리 지하송전터널 큰 불

입력
2006.12.2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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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 서울 동ㆍ북부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경기 구리의 지하 송전터널에서 큰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형 정전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날 오전 2시50분께 구리시 교문사거리 인근 왕복 6차선 도로 지하에서 역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피어 올랐다. 이곳은 남양주 미금 변전소에서 서울 성동전력소를 잇는 17㎞ 구간으로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선로다. 자칫 서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정전으로 암흑 속에서 추위에 떨어야 할 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해 화재진압에 나섰지만 불이 난 곳이 지하 30m 깊이에 있는데다 유독가스가 심해 현장 진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성동변전소는 전기 회선을 순차적으로 차단하고 인근 의정부 양주 하남 등의 송전선로를 이용해 정전사고를 막았다.

불은 발생한지 6시간여 지난 오전9시께 진화됐으나 지하 전력구에 설치된 15만4,000볼트 전력 케이블 2회선과 34만5,000볼트 전력케이블 4회선, 한전 관리용 통신케이블 등 약 100m 가량이 전소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부근 1㎞ 구간의 교통을 전면 통제했다가 오전부터 1∼2개 차로씩 통행시켰다. 이 때문에 상습 정체구간인 망우동 고개 출근길이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사고 지역은 1년 전부터 대한전선이 송전선로 증설작업을 벌였던 곳으로 화재 발생 4시간 전인 28일 오후10시께부터 고압선을 시험가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화재에 대비한 방재시설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인재’ 논란이 일고 있다. 전력선의 이상을 자동감지하는 시스템은 있었으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은 전무했다. 케이블 접속지점도 외부로 노출돼 있어 고장과 화재에 무방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전 관계자는 “고압선의 케이블 접속지점 과열이 화재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전의 송전선로 감시시스템 자료를 넘겨받아 정확한 사고원인을 분석중이다. 경찰은 또 송전 터널에 직원이 들어가 최종 검사한 기록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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