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자신을 순교자로 만들 것이며 이라크인들은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옥중 서신이 27일 공개됐다.
항소심에서도 교수형 확정 판결을 받은 후세인의 서신은 최종 판결 전인 5일 작성된 것으로, 이날 이라크 바트당 웹사이트에 게재됐고, 요르단에 있는 후세인의 변호인단이 세부내용을 공개했다.
“위대한 이라크 국민과 모든 인류에게”라고 시작한 그의 편지는 자신을 변호하고 재판의 부당함을 알리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후세인은 자신을 “현명하며 판단력이 정확하고 공정하며 결단력이 있으며 차별 없이 모든 것을 포용할 만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썼다. 또 “이라크인의 형제이자 지도자였지 독재자가 아니었다”며 “내 죽음은 이라크를 위한 희생이며, 신이 순교자와 함께 내 영혼을 하늘로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재판에 대해 공정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증오는 사람들이 공정해야 할 여지를 남겨놓지 않고 눈을 멀게 하며, 정상적인 사고를 차단시킨다”며 “이런 면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누구든 증오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불공정한 국가에 대항할지는 신에게 달려있다” “침략자들에 대항해 투쟁을 지지한 사람들이 있다” “투쟁하는 이라크인이여, 영원하라” “지하드(성전)와 무자헤딘(전사) 만세” 등의 표현을 쓰며 저항을 멈추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후세인은 추신에서 “침략자들이 전범재판소라 부른 곳에서 최후변론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편지를 썼지만 그럴 기회를 잃었다”며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싶어 편지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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