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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고혈압 약 나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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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고혈압 약 나눠 먹는다?

입력
2006.12.2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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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3분의 1에서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그래서 고혈압에 대한 올바른 이해보다도 훨씬 더 많은 ‘잘못된 상식’들이 환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고혈압 약은 평생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늦게 먹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라는 말을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고혈압은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이다. 고혈압의 합병증으로는 뇌졸중,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 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이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견 초기부터 적절한 약을 처방 받아 평생 동안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혈압이 조절되어 일단 정상혈압이 되면 약을 끊어도 된다’ 는 오해도 흔하다. 예를 들어 맹장염 같은 질환은 한번의 수술로써 완치된다. 하지만 고혈압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조절이 가능한 병이다.

그러므로 혈압이 정상이 되더라도 혈액 내에 일정한 수준의 약 성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약을 복용해 줘야만 한다. 마치 안경으로 시력을 교정하는 것과 같은데 안경을 벗으면 다시 잘 안 보이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잘못 전해진 상식 중 하나로 일단 약을 복용하면 운동, 흡연, 음주 등은 마음껏 즐겨도 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고혈압의 증상 완화를 위해선 약 복용만큼 적절하게 체중을 유지하고, 유산소운동을 하고, 담배를 끊고, 술은 적당량만 마시고 싱겁게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고혈압 환자들은 주변에 다른 환자가 생기면 자신이 먹던 약을 나눠주기도 한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한 환자는 “아들이 요즘 굉장히 바쁜데 회사 신체 검사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해 일단 제가 먹던 약을 나눠졌습니다. 별 문제 없겠지요” 라고 물어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젊은층과 노년층이 먹는 고혈압 약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의 처방전에 따른 약을 먹어야 안전하다. 고혈압 약은 환자들이 함께 앓고 있는 질환들, 예를 들어 당뇨와 협심증 신부전 등의 유무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또 젊은 연령에서 나타나는 고혈압은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는 노년층의 고혈압과 달리 원인이 뚜렷하게 있는 2차성 고혈압, 즉 원발성 고알도스테론증이나 드물게는 부신의 갈색세포종으로 인한 경우가 있어 약을 나눠 먹지 않는 게 좋다.

이와 같은 어긋난 ‘상식’을 가려 듣고 고혈압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무장해 고혈압 환자들이 건강한 겨울을 보내길 기대한다.

/신길자 교수 이대동대문병원 심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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