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정치발언을 삼가고 국정을 챙기라"는 정면 비판이 열린우리당으로부터 나왔다. 노 대통령이 그제 부산 행사에서 자신의 실정에 대해 막말 변호를 쏟아내는 사이 당 워크숍 등에서 지적된 말이다.
노 대통령은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할 말을 다하겠다"고 하더니 수요일에는 정책 과오를 호도하며 언론을 특권구조라고 거칠게 공격했다. 그러나 이렇게 국민을 괴롭혀 외면 당한 대통령은 당으로부터도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노 대통령은 "특권구조 유착구조를 거부하고 해체해 나가자는 발전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것이 없다"고 스스로를 옹호했다. 경제 교육 안보 인사난맥 등 수많은 실책을 간단히 젖히면서 그것도 '불가피한 충돌'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은 임기 1년여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노 대통령이 겸허하게 과오를 인정하는 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텐데, 깨끗이 기대를 접는 것이 현명한 처사인 것 같다.
그런 점은 열린우리당이 신당을 만들겠다고 속도를 올리는 민첩한 행동에서 보다 분명해진다. 여당조차 대통령을 버리는 판에 국민이 대통령에 대해 미련과 기대를 계속 갖는 것은 우둔한 일이 되는 셈이다.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어제 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노 대통령 버리기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들의 합의도 집권 여당으로 함께 거들먹거리다가 심판이 다가오자 약삭빠른 이기적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 국민 우롱행위로 비친다.
여당이 대통령과 결별한다는 것은 이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말하는 데 두 말이 필요 없음을 알려 준다.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며 소란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그런 식의 자기 합리화는 이해를 얻기 어렵고 임기 마무리를 위한 국정이 그리 한가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신당을 향해 지역당이라고 비난하는 정치개입에 열 올릴 태세이고, 여당은 대통령의 탈당을 바라고 있으니 지켜보는 국민들이 더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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