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S교회 김모(55) 목사는 교육인적자원부 인가를 받지 않고 1993년 C신학대학원을 세웠다. 교육헌금을 내세워 사실상 등록금을 받고 비공인 학위를 줬다. 93년과 2003년엔 미국의 신학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어 분교를 설치한 뒤 과정 당 1,000여만원을 받고 1, 2회의 특강만으로 학ㆍ석ㆍ박사학위증을 남발했다.
알고 보니 자매결연을 맺은 신학교는 미국의 학위평가 인증기관인 고등학력인증협의회(CHEA)에 등재돼 있지 않아 애초부터 공인 학위를 수여할 수 없었다. 무인가 신학대학 안에 무인가 미국 신학대학 분교인 셈이다. 김 목사는 474명으로부터 47억원을 받아 챙겼다.
서울 B교회 김모(51) 목사는 학위 취득에 따르는 시간을 아끼려고 C신학대학원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강의는 없었고 교재로 독학한 뒤 학기마다 리포트만 제출했다. 경력 관리용이었다. 가짜 박사학위를 딴 김 목사는 학술진흥재단에 정식으로 박사학위까지 등록했다. 그는 “학술진흥재단에 학위를 등록하면 정식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들어 등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고한 학위의 진위여부에 관한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C신학대학원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전모(56) 강도사 등 12명은 3월 서울 영등포에 있는 모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가 가짜 학위인 사실이 들통나 6월 제적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7일 무인가 신학대학과 미국 신학대학 국내 분교를 설치 운영한 혐의(고등교육법 위반)로 목사 김씨 등 9명을, 가짜 학위를 이용해 대학원에 입학한 강도사 전씨 등 12명과 비공인 미국 대학의 박사학위를 학술진흥재단에 정규 학위인 것처럼 신고한 혐의(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목사 김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에 외국 대학 분교가 정식으로 설립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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