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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24시] <7> 천정배의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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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24시] <7> 천정배의 12월 27일

입력
2006.12.2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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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새벽 4시.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진통 끝에 처리됐다. 3시간 후 천정배 전 법무장관을 국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천 전 장관은 국회가 끝나자마자 경기 안산의 집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외박은 안 한다는 식구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옷만 갈아입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약속시간에 맞춰 국회에 도착했다.

국회 내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천 장관은 런닝 머신 위를 걷고 있었다. 문약해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피곤한 기색도 없다. 오히려 기자가 머리에 까치집을 짓고 나온 게 겸연쩍어 “(천 전 장관은) 언제나 모범생 이미지”라고 말했더니 천 전 장관은 “내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실제는 엉터리에 허점투성이”라고 했다.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첫 술을 입에 채 넣기도 전에 예민한 질문을 던졌다. “지지도가 좀처럼 오르질 않네요.” 천 전 장관은 “아직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를 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여당 주자라는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전 장관은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신뢰할만한 사람인지 여부”라며 “민생안정과 기득권 타파라는 시대적 과제를 의지와 용기를 갖고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내년 대선은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각 부문에 있어 새롭고 실현가능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낮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사회투자국가론’ 세미나는 이런 생각을 구체화 하는 자리였다. “사회투자국가는 인적, 사회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추가하는 국가”(임채원 서울대 행정연구원 연구위원), “공약을 제시할 때 폼 잡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민생을 최우선 하는 게 내 철학이다’고 깨놓고 말하는 것이 좋다”(이성재 동북아연구원 상임이사)는 조언이 이어졌다.

천 전 장관은 “열심히 책보는 것도 공부지만, 이렇게 귀동냥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같은 민생이더라도 한나라당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를 마치고 국회로 돌아가는 천 전 장관의 마음은 무거워 보였다. 우리당 의원워크숍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신당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사람으로서 “지역주의로의 회귀” “도로 민주당” 이라는 당 일각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천 장관은 “우리당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원칙 있는 대통합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당 창당 때) 민주당을 아우르면서 더 크게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고, 그런 점에서 민주당과는 충분히 다시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에 가면 DJ를 닮은 정치인이 되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DJ를 넘어서고 싶다”고도 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해선 “꼭 같이하자고 나라도 먼저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 전 장관은 내년 2월 전당대회 후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교육제도의 획기적 개선’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할 생각인 그는 이날 당 워크숍이 채 끝나기 전에 전국공부방협의회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위해 아현동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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