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브리핑에 나서며 취재진을 상대로 언론 데뷔전을 치렀다.
이 장관은 진보적 정치 성향으로 인해 인사청문회 등에서 한나라당에게서 호된 공격을 당한 것을 의식한 듯 온건한 인상을 심는데 주력했다. 민감한 질문에 대해선 모호하게 답하거나 에둘러 피해가며 ‘정치적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듯했다.
이 장관은 브리핑이 시작되자 방송 카메라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장관 브리핑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의 인사. 이어 이 장관은 “앞으로 6자회담과 병행해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남북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위한 콘텐츠를 연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평화프로세스의 여러 내용을 담겠다”는 것. “인도적 지원의 개념과 운영원칙 정립” 등 대북정책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설명이 추상적이었던 만큼 질문이 쏟아졌다. 대북지원 모니터링 강화 등 인도적 지원을 재검토하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뒤 질문이 계속되자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확대하는 목적이지 제한하고 제약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물러서기도 했다.
대부분의 답변은 진의가 모호했다. 6자회담 진전, 남북대화, 국민 공감대 형성을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 당분간 지원 재개가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게 그나마 구체적인 답변. 이 장관은 마지막 인사로 “임명되기까지 상당히 어려웠는데 임명 후에는 쉽게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통로쪽에 앉아 있던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했고, 외신 기자들에게는 직접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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