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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외길 '통계의 대모' 김민경 통계청 차장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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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외길 '통계의 대모' 김민경 통계청 차장 퇴임

입력
2006.12.2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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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6개월간 통계 외길을 걸어온‘통계 대모’김민경(60) 통계청 차장이 28일 종무식을 끝으로 통계청을 떠난다.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1969년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서 7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그는 10종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통계를 50여종으로 확대해온 통계의 산증인이다. 통계청 첫 여성과장, 첫 여성국장, 조직내 서열 2위인 첫 여성차장 등 ‘첫’수식어를 평생 달고 다녔다.

김 차장은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것에 대해 “그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 기억 뿐”이라며 아쉬움보다는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모습이다. 그는 “큰 허물 없이 국가를 위해 일해왔다는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최상의 통계 작성방법을 찾아 일해왔지만 그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후배들에게 능동적으로 연구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김 차장은 “통계는 우리를 날마다 숨쉬게 하는 공기와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일생생활의 모든 것이 통계로 이뤄지지만 우리는 평소에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듯이 통계의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근할 때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나, 사람이 죽었을 때 호상이다 아니다 판단할 때도 모두 사회 통계가 기초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는 여성들에게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여성들이 유아적인 생각을 버리고 통찰력을 길러 현상을 거시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직장생활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길러야겠지만 업무의 본질이나 전체 조직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통계청 직원들은 큰 어른을 잃게 된 데 대해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자신사퇴 의사를 밝힌 김 차장은 통계청 상부조직인 재정경제부에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통계청장은 재경부 고위관료가 임명되는 것이 관행화됐다”고 비판하며 “국가 통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빈약한 통계인력 확보, 통계청장의 내부 전문인력 승진 임명방안이 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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