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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주인의 진짜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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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주인의 진짜 임무

입력
2006.12.2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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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은 물리학의 기초원리를 규명하기 위한 새로운 입자 발견을 위해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초전도 입자가속기(SCC)를 건설하다 중단한 적이 있다.

이미 10억달러(1조원)의 예산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로 미 하원이 방향을 튼 것이었다. 물리학자들은 세상의 기본법칙을 밝혀낼 기회를 놓친 것을 애석해 했다. 어쨌든 물리학자들은 국민의 세금을 쓰도록 설득하지 못한 셈이었다.

실험 물리학이나 우주항공분야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장비가 필요한 '거대 과학'이다. 그 발견은 생활에 편의를 주는 기술로 당장 이어지지도 않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청소년 과학교사 일반인에게 천문우주 지식을 제공하고 호기심과 꿈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25일 우리나라에서도 첫 우주인 후보가 탄생했다. 축포는 터졌지만 우주인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반론이 없지않았다.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선을 띄우는 것도 아닌데, 남의 나라 우주선 빌려 우주에 다녀오면서 260억원의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게 정당하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주인 육성 사업은 그런 비난도 녹일 만큼 가치가 있다. 한국의 우주시대를 여는 꿈은 그들로부터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항공우주기술은 이제 걸음마를 하고 있다. 앞으로 260억원이 아니라 수천억원, 수조원이 꾸준히 투입돼야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우주인의 역할은 우주에 무사히 가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 이상으로, 우주에서 귀환한 이후가 더 막중하다. 우주과학의 발전에 자신의 돈을 주저없이 내놓을 수 있도록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것은 바로 우주인의 몫이다.

김희원 사회부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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