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농구판에 바닷바람이 거세다. ‘항도 3강’ 울산 모비스, 부산 KTF, 인천 전자랜드가 나란히 상위권을 내달리며 겨울코트를 장악했다. 모비스는 최근 10승2패의 쾌속질주로 선두를 질주했고, KTF는 최근 5승2패의 상승세로 2위에 올랐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였던 전자랜드도 최근 7승2패로 공동 3위를 꿰차며 ‘꼴찌 반란’을 예고했다.
# 모비스 양동근 AG 후 펄펄…최근 10승2패KTF 노련미 무장·고감도 3점포…2위 점프전자랜드 조우현 9경기 평균 15점 '전성기'
부활의 찬가
바야흐로 조우현(전자랜드), 양동근(모비스), 송영진(KTF)의 ‘봄날’이다. 한때 ‘천부적인 슈터’로 불리다 프로 무대에서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던 조우현은 올 시즌 ‘인고의 꽃망울’을 터트렸다. 최근 9경기 평균 15.1점의 고감도 슛감이다. 양동근은 일찌감치 수비력은 인정 받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압도한다. 25일 동부전에선 17점 8어시스트 7리바운드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한 송영진도 자신의 한 시즌 평균 최다 득점(12.9점)을 갈아치우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젊은 피의 수혈
‘될 성 부른 나무’가 즐비하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 전정규(전자랜드)는 정확한 슈팅 뿐만 아니라 빠른 돌파와 패기 넘치는 수비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17일 오리온스전엔 올 시즌 신인 최다인 35점을 터트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상무에서 제대한 이한권은 KTF에 있어 ‘가뭄에 단비’다. 이한권은 3점슛 성공률이 무려 50%로 이 부문 2위를 달리며 조상현(LG)의 이적으로 인한 슈터 부재 문제를 말끔히 해소했다. 양동근의 공백 속에 한때 3연패로 휘청했던 모비스는 새내기 김학섭의 예상 밖 활약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베테랑의 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의 힘은 기록 이상이다. 신기성(KTF)은 예전에 비해 스피드도 무뎌졌고, 체력도 떨어졌다. 하지만 노련미로 무장한 내실 있는 플레이에 슈터 못지 않은 고감도 3점포를 갖췄다. 우지원(모비스)은 ‘황태자’ 신분을 벗고 리바운드와 수비 등 궂은 일을 자처했다. 코트에 나뒹굴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노장의 허슬 플레이는 모비스 조직력의 원천이다. 전자랜드의 리딩가드 황성인의 부족한 2%를 메우고 있는 김태진은 득점 자체는 높지 않지만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해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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