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조사’ 보고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과거에 비해 ‘연줄’ 에 기대는 정도는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동창회나 향우회 등 학연, 혈연, 지연 중심의 전통적 관계망 형성을 중요시 여기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사회적 관계망 가입비율은 동창회가 50.4%로 가장 높고, 종교단체 24.7%, 종친회 22.0%, 향우회 16.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공익성이 짙은 환경ㆍ동물보호단체(2.1%), 국제구호 및 인권단체(2.3%), 소비자단체(2.5%) 등의 가입률은 현저히 낮았다.
사회적 관계망 참여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고, 특히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가입률은 남성이 여성의 두배에 달했다. 반면, 여성은 종교단체, 교육ㆍ교사ㆍ학부모단체의 가입률이 높았다.
소득 및 학력이 높을수록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고, 특히 레저나 취미, 문화활동, 동창회 등에 관심이 높았다. 세대별로는 중장년층은 종친회와 향우회에, 젊은 세대는 동호회나 사이버 커뮤니티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연줄 문화와 관련, 52.7%가 연줄 행사에 대한 부탁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별로 받지 않는다’도 31.8%에 달해 사회의 투명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부탁한 경우도 ‘전혀 없다’ 43.8%, ‘별로 없다’ 38.3%로 나타나 연줄에 기대는 관행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연줄행사부탁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광주는 25%만이 연줄부탁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소득별로는 소득 상위 집단이 하위 집단에 비해 연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학력별로는 대졸자가 연줄을 활용한 부탁을 하거나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초등학교 졸업 집단은 연줄 활용을 부탁받는 경우가 거의 없거나, 연줄을 행사할 사람을 잘 알지 못했다.
한편 사이버 공동체 참여자들의 정치의식은 진보 0점, 보수 10점을 기준으로 평균 5.37점으로 나타나, 비가입자(6.0점)에 비해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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