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들조차 과외 수업에 시달리는 요즘이다. 하지만 시골 아이들에게 학교의 의미는 각별하다. 학교 외에는 놀거나 공부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학생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구한 교사의 아름다운 모습은 사교육에 치여 퇴색한 공교육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EBS는 교육부와 함께 기획ㆍ제작한 송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스승의 이름으로: 초여사와 여덟 개의 완두콩> 을 통해 시골 분교에 부임한 15년차 여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학교를 살린 감동적인 이야기를 27일 밤 11시에 방송한다. 스승의>
충남 부여군 칠산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3명인 분교장이다. 이 곳에서 5, 6학년을 담당하는 박은숙 교사의 별명은 ‘초능력 여교사’의 줄임말인‘초여사’. 박 교사가 3년 전 부임했을 때부터 학생들을 위해 방과 후에 미술, 음악, 글짓기, 웅변 등을 직접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박 교사 덕분에 칠산초등학교 학생들은 매년 도 대회에서부터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회까지 각종 상을 휩쓸었다. 박 교사가 부임했을 때만해도 도시 아이들에 비해 항상 기가 죽어 있거나 위축돼 있던 아이들은 이제는 “상이요? 그것은 만날 타는 건데요, 뭐”라며 우쭐거릴 정도로 자신감을 얻었다. 그들이 칠산초등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해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박 교사가 학생 모두가 주인공인 ‘작지만 큰 교육’의 철학을 실천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과외교육만의 덕분일까.
어느 날 5, 6학년 남학생들이 저학년 학생들에게 딱지를 팔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 교사는 이들을 불러 불호령을 내린다. 박 교사가 이렇게 아이들을 매섭게 다루는 이유는 부모가 집을 떠나 할머니에게 맡겨지는 아이들이 낙후된 교육환경과 문화적 소외감 속에서 비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제작진은 교사, 과외 선생님, 어머니 노릇까지 도맡아 하는 박 교사의 열정뿐만 아니라 이를 묵묵히 지지해 준 교장 선생님 등을 통해 시청자들을 시골마을의 훈훈한 공교육 현장으로 안내한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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