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붙인 공원이 탄생할까.
경남 합천군이 합천읍 황천리 황강변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의 이름변경을 추진하면서 전 전 대통령의 아호인 ‘일해(日海)’를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합천군은 2004년 조성된 이 공원의 명칭을 놓고 최근 새마을지도자와 이ㆍ통장 등 1,3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마친 후 28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공원명칭 후보는 ‘일해공원’을 비롯, 이 지역에 있는 강 이름을 딴 ‘황강공원’, 신라의 충신을 상징하는 ‘죽죽공원’, ‘군민공원’ 등 4개다.
군은 배포한 설문지에 일해를 후보로 올린 이유에 대해 “우리 고장이 배출한 전 전 대통령의 아호로 군민의 자긍심 고취와 대외적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그러나 일해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명칭은 “대외적 이미지가 약하고 상징성이 없다” “혼돈이 예상된다”며 은근히 일해공원을 추천하고 있다.
군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자유게시판에서 서모씨는 “광주시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며 꼬집었고, 왕모씨도 “아이에게도 ‘수천억 원씩 부정부패로 훔치고 나서 가진 돈이 29만원뿐이라고 해도 네 이름을 딴 공원이 생길 거야’라고 가르쳐야 되겠네요”라고 올렸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004년 군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4개의 후보 중 하나일 뿐”이라며 “군이 나서서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새천년 생명의 숲’은 1만6,000여평에 야외공연장 건강지압보도 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으며 68억원이 투입됐다.
합천=정창효 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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