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휴대폰 전략에 변화가 일고 있다. 고가 휴대폰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던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저가 휴대폰도 내놓아 프리미엄시장과 저가 시장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신 휴대폰 마케팅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에서 저가 휴대폰 판매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 가입자용으로 공급할 저가 휴대폰은 30만원대 미만으로 소비자들은 SK텔레콤의 보조금을 합칠 경우 10만~20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내년에 국내외에서 20여종의 휴대폰 300만대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삼성전자가 30만원대 미만의 저가 휴대폰을 상당 부분 SK텔레콤에 국내용으로 공급하고, 힐리오 등 미국시장에는 고가의 다기능폰을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저가 휴대폰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SK텔레콤은 국내외 내놓을 휴대폰 수량을 보장받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선양과 텐진에 있는 저가 휴대폰 공장 생산설비를 대폭 증설했다. 중국 공장의 생산량은 국내 구미공장 수준의 절반인 연간 4,500만~5,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기태 사장은 이달 초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에 60달러 미만의 저가 휴대폰을 전체 출하량의 10~15%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저가 휴대폰 시장을 공략키로 한 것은 안방시장을 지키려는 수성의 의미가 강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노키아 등 외국 휴대폰 제조사들은 내년에 KTF 등을 통해 국내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도 히트작 샤인폰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고, 팬택계열도 중저가폰인 큐리텔 브랜드를 없애고 스카이 브랜드를 통해 40만원대 이상의 중고가폰만 생산, 판매할 방침이다.
이로써 내년 국내 시장은 중고가폰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저가 시장은 외국업체들이 휩쓸 공산이 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가폰을 내놓더라도 기존 프리미엄 휴대폰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저가 휴대폰을 구입한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은 프리미엄폰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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