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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과 없는 6자회담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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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과 없는 6자회담 아쉽긴 하지만

입력
2006.12.2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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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개월 만에 재개된 6자 회담이 닷새동안 계속됐는데도 후속 회담 일정조차 명시적으로 합의하지 못한 채 휴회했다. 여러 나라 언론은 물론 회담 당사국들도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는 회담이 시작되던 날 “당위로는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고 싶지만 극적인 상황 변화를 생각하면 현실로는 많은 기대가 가로막힌다. 그러나 미래의 합의를 위한 조정 과정의 하나”로 보고 싶다는 조심스러운 희망을 표명한 바 있다.

회담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의 작은 희망은 반쯤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6자 회담 9ㆍ19 공동성명에 따라 핵 폐기 이행과 그에 따른 보상책을 제시했고, 북한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계좌 동결 해제를 요구했으니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는 비교적 충분히 의견을 교환한 셈이다. 특별히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 BDA 계좌 해결에만 관심을 쏟는 바람에 벌써부터 미국 일각에서 6자 회담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2003년 8월 1차 회담 이후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본 정신으로 3년 이상 끌어온 회담이 쉽게 중단돼서는 안 된다. 특히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나서거나 유엔 제재의 강도가 격상되는 식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강화될수록 우리가 겪게 되는 유ㆍ무형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회담 당사국들은 인내를 갖고 9ㆍ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기본틀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모든 외교 역량을 쏟아야 하겠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이 6자회담 기간에 평통자문회의 상임위연설에서 보인 것과 같은 동맹관, 안보관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이다.

북한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하루 빨리 깨닫기 바란다. 주민 대다수에게 ‘고난의 행군’을 강요하고 형제를 괴롭히고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는 방식으로는 국가의 자존심은커녕 정권의 안전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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