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조각 문제로 3차례나 전량 반송된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 방식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공개 비난해 부처 간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샘플조사가 아닌 전수검사를 하고도 작은 뼛조각 때문에 수입 물량 전부를 돌려보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 건강을 볼모로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듯한 발언 내용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배경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가뜩이나 불리한 여론 속에서 힘겹게 끌어가는 한미 자유무역협상(FTA)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심각한 장애물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쇠고기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지대한 관심과 강한 압력을 감안하면 이것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근거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부처 간 이견은 정부 내 협의와 중재를 통해 풀어야지, 공개적으로 주무부서를 공격하는 것은 스스로 누워서 침을 뱉는 격이다.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한다"는 발언도 적절치 못하다.
먹거리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 특히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경계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이미 반송된 3차 수입분에 대한 추가검사에서는 허용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불신이 더 높아지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가 한미 교역관계에서 갖는 중요성을 감안해 미국이 요구하는 검역기준에 대한 기술문제를 협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기준을 더 구체화하고,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만 그 기준의 초점은 미국의 요구가 아니라 안전성 확보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더 엄격한 기준이 추가될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축산업자들의 이해가 광우병을 걱정하는 우리 국민의 건강보다 앞설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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