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억지력 향상"… 추가 핵실험 부인안해
시종 평행선을 달린 북미간 대립 때문에 6자 회담이 결국 성과 없이 끝났다.
회담 종료 직후인 오후 7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댜오위타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미국이 우리의 핵 시설 가동 중단과 검증을 요구했다”며 “우리는 이에 반대하고 우리의 제안을 돌아가서 연구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강렬한 어조는 아니었지만 단호했다. 김 부상은 추가 핵실험에 대해 “우리는 미국의 당근과 채찍에 대화와 방패로 맞서고 있다”며 “방패는 우리의 억지력을 더욱 향상시킨다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는 이날 오전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힐 차관보는 숙소인 베이징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나서며 “북한은 회담의 지향점인 한반도 비핵화에 진지함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미 양측은 다음 회담 일정을 놓고도 신경전을 폈다. 북측은 일정을 잡는데 주저했고, 미국은 성과도 없이 마냥 회담을 진행할 수 없다며 논의를 사실상 하지않다고 한다.
북미는 이날 양자 접촉도 진행하지 않았다. 중국을 사이에 둔 간접 대화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때문에 장외에선 미국이 제기한 ‘6자회담 무용론’을 흘려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기도 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6자 회담이라는 외교적 트랙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 북한의 태도 전환과 중국의 중재강화를 촉구했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은 이런 정황을 의식한 듯 6자 회담 수석대표들을 만나 “회담 결과가 기대보다 낫다”며 물타기를 시도했으나 냉랭한 분위기를 풀지는 못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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