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영어교육 붐이 계속되면서 해외로 교육을 받으러 나가는 사람이 많아 요즘 제주도에 영어타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세워졌다는 뉴스를 봤다. 2010년부터 시작하기로 한 이 마을이 과연 잘 될지 안 될지는 아직 말할 수가 없지만, 이만큼의 돈을 이용할 결심이 있다는 것이 역시 대단하다.
● 한국의 인터넷은 고립된 인터넷
쉽게 중국으로 가서 싸게 배울 수 있는 중국어와 달리, 영어를 쓰는 나라들은 대부분 멀리 있으며 물가가 비싸다. 하지만 이 거리를 줄이기 위해 더 효과적이며 돈이 거의 안드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
그 중의 하나는 바로 인터넷이다. 한국의 인터넷은 아무리 봐도 고립된 존재다.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도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하다.
아무리 사소한 서비스라도 회원 가입을 할 때는 꼭 '이름' '주민등록번호'라는 넘어갈 수 없는 벽이 있다. 이것 때문에 외국인 뿐 아니라 한국계 해외교포들도 한국의 사이트를 쓸 수가 없다.
지난 여름 어떤 한국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의 서명운동을 본 적이 있다. 서명운동의 대상은 해외의 어떤 기관이기 때문에 사이트 회원들이 영어 번역도 시도해봤지만 아무리 봐도 영어 번역이 엉망이었다. 도와주기 위해 글을 쓰려고 했지만 역시 이 사이트도 가입할 수가 없었다.
거의 모든 사이트는 가입하지 않으면 쓸 수가 없으며, 가입을 하려면 또 '이름' '주민등록번호'라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이 번호가 없는 사람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주민등록번호 문제와 같이 한국의 사이트 자체도 문제가 많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윈도우즈에 원래 설치된 브라우저이기 때문에 사용률이 가장 높지만, 파이어폭스라는 브라우저도 해외에서는 인기가 많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인터넷 사용자 중 39%나 파이어폭스를 쓴다고 한다. 나 역시 거의 항상 파이어폭스만 이용한다.
하지만 많은 한국 사이트들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쓸 수 있는 기능이 설치돼 있고 파이어폭스를 쓸 때는 '이 페이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자주 나온다. 다른 나라에서 자주 쓰는 브라우저로 한국 사이트를 볼 수 없게 하는 것은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 영어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어야
인터넷을 고립되지 않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거의 모든 경우에 언어를 잘하는 사람과 잘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다.
언어를 잘하는 사람은 그 언어를 쓰는 친구, 애인이나 배우자가 있기 때문에 애착심과 개인적으로 배워야 할 이유가 있지만, 언어를 잘 못하는 사람은 그런 것이 없다. 이렇게 영어실력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과 해외의 거리를 짧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의 인터넷을 미묘하게 조절하면 생각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어는 세상이 많이 쓰는 언어이며 세상에 접근하기 위한 도구라고 한다면, 반대로 다른 나라도 이 언어를 이용해서 한국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도구로 만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데이비드 맥클라우드ㆍ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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