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브랜드로 세계의 눈 유혹2010년까지 문화특구 조성… 인쇄문화 명소로
찬란한 고려시대 금속활자가 630여년 만에 충북 청주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청주는 1377년(고려 우왕 3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직지)이 탄생한 곳이다. 인류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위대하다는 인쇄문화의 발상지인 셈이다. 이런 문화 기반을 토대로 청주시는 세계적인 고품격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가 민선 4기 들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직지 사업은 ‘직지문화특구’ 조성이다. 내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0억원을 들여 직지가 간행된 흥덕사 터 주변 11만여평을 인쇄기록문화 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직지 상징물과 각국 문자 등이 가득한 직지 테마공원을 만들고 직지 체험학습관과 인쇄학교도 세울 참이다. 시는 또 장기적으로 거액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세계인쇄문화자료관, 직지연구원, 인쇄출판정보센터, 기록유산센터, 컨벤션센터를 갖춘 직지문화타운을 건설할 예정이다.
직지를 테마로 개발한 문화상품은 국내ㆍ외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생활소품과 기념품 등 직지 문화상품 70여종은 15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한 국제특산품박람회에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품으로 참가 중이다. 독특한 고서체를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한 문양이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서울 인사동에 직지 문화상품 전문매장이 문을 열었고 이 달 말 양재동 대형쇼핑몰 하이브랜드에서 직지 상품의 위탁판매가 시작된다.
청주시는 인쇄출판 문화의 본고장답게 ‘책 읽는 청주’를 범시민운동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달 이 운동이 시작되면서 시민들은 미리 정한 대표 도서를 읽고 북클럽ㆍ북카페 운영, ‘도전 골든북을 울려라’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시는 또 ‘1인 1책 펴내기 운동’도 추진 중이다. 시민이 책 발간을 원할 경우 전문가 심의를 거쳐 출판 비용을 시가 지원해주는 이색운동이다.
청주시는 직지를 세계적 문화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해외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각국의 유명 박물관, 도서관, 인쇄문화협회 등 500여곳과 고인쇄 및 학술정보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문화·산업 어우러진 행복도시로"
남상우 청주시장
교육과 문화의 도시 청주가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첨단 기업들의 입주 신청이 잇따르고, 서부지역 신도시 개발과 구도심 재개발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정체됐던 도시 분위기를 확 바꿔놓은 주인공은 다름아닌 남상우(62) 청주시장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그는 2010년까지 70만~100만평 규모의 청주 제2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남 시장은 이 단지에 수도권 공장 증설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를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이 단지를 산업과 주거, 교육의 3박자가 조화를 이룬 '하이닉스 타운'으로 건설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기존 청주산업단지는 미래형 생태산업단지로 전환된다. 기업의 부산물과 폐기물을 다른 기업의 원료나 에너지로 재자원화해 산업단지를 청정화하고 자원도 절약하는 방식이다.
청주시는 또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장설립 대행 무료서비스센터를 확대했고, 중소제조업체에 수도요금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본사 이전 기업에는 최대 50억원까지 파격 지원한다.
남 시장은 "문화와 산업이 함께 균형 발전해야 진짜 행복도시"라며 "청주가 자랑하는 풍부한 교육ㆍ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문화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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