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방송인 겸 화가 한젬마(37ㆍ여)씨의 저서 4권이 대필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그림 읽어주는 여자> 와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를 출간한 명진출판측은 21일 “책 내용에 한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경험담이 다수 들어갔고 글도 전문작가가 손을 봤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그동안 기획출판이 유행하면서 당연시해온 잘못된 편집관행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1999년 출간된 <그림 읽어주는 여자> 는 지금까지 2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한씨가 대중적 인기를 얻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림> 나는> 그림>
그러나 올해 <화가의 집을 찾아서> 와 <그 산을 넘고 싶다> 를 펴낸 샘터사 관계자는 “한씨가 기획 초기부터 화가 선정과 현장 답사 등 주도적 역할을 했는데, 이를 대필로 규정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씨도 외부 아이디어를 차용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대필로 보는 시선에 대해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지난 1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응로 화백의 <군상> 과 고은 시인의 <만인보> 를 비교하자는 구성작가의 의견에 내가 동감했고, 바예호의 시는 ‘집과 관련된 시를 넣어 달라’는 내 요청을 작가가 받아들인 것”이라며 외부작가의 참여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만인보> 군상> 그> 화가의>
하지만 한씨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비방기사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책이라는 매체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 남다른 저서를 출간하고자 애썼다”며 “출판을 이해 못하는 편파적인 대필 논란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독자들은 기획출판이라는 이유로 대필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것은 명백한 사기행위라며 비윤리적인 대필 관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homin’이라는 네티즌은 “전문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색한 문체를 다듬거나 글을 맛깔스럽게 하기 위해 기술적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과 경험담은 작가 고유의 것이어야 한다”며 “교감을 느꼈던 경험담, 미술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준 소소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것이라니 심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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