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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누약' 그냥 눈물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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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누약' 그냥 눈물 아니에요

입력
2006.12.2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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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동대문 병원 안과 전루민 교수

여름 같았던 가을이 지나고 나서 찾아온 겨울의 찬바람은 더욱 차갑고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흔히 안과는 여름철에 자주 찾게 되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도 안과를 찾는 분들이 많은데 바로 안구 건조증 때문이다. 안구 건조증은 눈꺼풀과 눈 사이에서 윤활 역할을 하는 눈물이 부족하거나 불안정해서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눈물이 부족해지면 눈이 뻑뻑하거나 시리고 콕콕 찌르듯이 아프거나 모래나 먼지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생긴다. 때로는 눈이 자주 충혈되고 실 모양의 끈적끈적한 눈곱이 생기는 환자들도 있다.

일 년 내내 증상을 보이는 건조증 환자들이 갑자기 겨울철에 병원을 찾는 이유는 요즘처럼 습도가 낮아지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폐경기 전후의 중년 여성 사이에서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장시간 책을 보는 수험생이나 컴퓨터 사용자, 콘택트렌즈 착용자 등 세대를 막론하고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무직이라면 건조증 증상을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의학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구 건조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인공 누액(淚液)을 자주 점안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우리 눈의 누액은 맨 위에는 지방층, 중간은 수성층, 바닥은 점액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안구에 산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영양 성분을 공급하고 항균 작용을 담당하는 다양한 단백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인공 누액은 이런 누액의 성분들을 보충하고 누액의 보존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가끔 환자들 중에는 아침이나 저녁에 눈이 뻣뻣하다고 식염수나 심지어 수돗물로 눈을 씻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적당한 기름기와 단백질을 포함한 누액의 유익한 성분을 씻어버리게 되며 깨끗하지 않은 경우 감염의 위험도 존재하게 된다.

인공 누액은 건성(乾性)안의 발병 원인과 정도 그리고 부족한 누액 성분에 따라 다양한 종류와 제형이 나와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라 사용되는 경우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종종 본인이 약국에서 구입해 사용한 일반 의약품이 효과가 없는 경우 인공 누액 전체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소염제나 충혈 억제제를 인공 누액으로 오인해서 장기간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안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이루어졌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병 모양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져 나오는 대부분의 안약에는 약물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방부제와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살균제가 첨가 되어 있다. 이런 안약들은 너무 자주 사용할 경우 인공 누액의 주성분이 아닌 첨가물 성분으로도 독성과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며 장기간 사용할 경우 건성안 증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또 소프트 렌즈 착용자의 경우 눈물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성분들이 렌즈 밑에 쌓이면 검은 눈동자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자주 인공 누액을 사용하는 사람이나 콘택트렌즈 착용자의 경우는 이런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일회용 인공 누액 혹은 렌즈 회사에서 권장하는 습윤제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일회용 인공 누액은 매일 쓰다 보면 비용이 상당히 부담이 된다. 이런 이유로 알면서도 구하기 쉽고 저렴한 일반 인공 누액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매일 쓰기 때문에 검은 동자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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